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왼쪽)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집무실을 예방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게 "듣기 싫은 말이 있어도 성질 부리지 말고 참으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이 전 대통령 집무실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홍 후보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사람을 포용해라. 니 성질대로 부리지 말고, 대선에선 사람을 포용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홍 후보는 또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선) 좌파가 집권하면 4대강(사업) 시비를 할 거니까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게 좋다"며 "MB께서도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홍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을 도왔으며,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알려져있다. 두 사람은 1990년대 말 각각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뒤 같은 시기에 미국 워싱턴에 머물며 친해졌다고 한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또 "그동안 우리 보수 우파가 너무 망가졌다. 다시 좌파 집권을 막고 보수 우파가 일어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 단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홍 후보 측은 전했다.

홍 후보는 자신이 주장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과 관련, "이 전 대통령도 (오늘) '당연히 합쳐야 한다'고 했다"며 "탄핵이라는 원인이 소멸됐기 때문에 당연히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또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서울 신당동 자택을 방문했다. 홍 후보는 김 전 총리가 자신에게 "꼭 대통령이 돼서 좌파의 집권을 막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또 바른정당의 김무성 선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와 통화를 갖고 연대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동 김종필 전 국무총리 자택을 찾아 환담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