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자로 알려진 허먼밀러의 '임스 라운지 체어'

5년 전 18대 대선에서 주목을 받았던 '문재인 명품 의자'가 선거판에 다시 등장했다. KBS는 12일 "문재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가 과거 중고가 50만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던 '모델하우스 전시품 중고 의자'의 최초 구입가가 600만원이 넘는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김씨는 당시 의자 말고도 다른 고가(高價) 가구를 여러점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KBS는 모델하우스 건설사 관계자, 가구를 배송했다는 화물차 기사, 김정숙씨에게 의자를 팔았다는 건설업자 박모씨 등을 인터뷰해 문 후보의 '가구 취향'을 파헤쳤다. 문 후보 측 권혁기 수석부대변인은 "문 후보 부인이 건설업자 박모씨에게 모델하우스 전시 가구 15점을 1000만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허먼밀러 '임스 라운지 체어' 재등판
이쯤되면 '사골'급 재탕(再湯) 재료다. 2012년 문재인 대선 후보 TV 광고에 나왔던 미국 허먼 밀러사(社)의 '임스 라운지 체어'말이다. 5년 전 이미 국민이 언론을 통해 봤던 익숙한 디자인이다.

문재인 후보의 2012년 대선 TV광고. 임스 라운지 체어가 등장한다.

임스 라운지 체어는 최고의 가구 디자이너로 꼽히는 미국인 찰스·레이 임스(Charles and Ray Eames) 부부가 디자인한 거실 의자다. 1956년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허먼 밀러’사(社)가, 유럽에서는 ‘비트라’사가 제작·판매하고 있다.

허먼밀러 사이트에 따르면, 가격은 4960~6190달러(약 560만~700만원)다. 일부 국내 소비자는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에 할인된 가격으로 ‘해외 직구’에 나서기도 한다. 세금·배송료 등이 붙으면 한국 정식 판매가격보다 100만원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자 부피가 크고, 배송 분실 위험이 있어 선뜻 해외 직구를 감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국내 허먼밀러 딜러업체가 판매하는 가격은 791만~913만원이다. 임스 라운지 체어는 워낙 유명한 모델이다 보니 ‘짝퉁’도 널리 퍼져있다. 하지만 모조품 마저 비싸다. 네이버 쇼핑에 따르면 가짜 제품 최저가격이 60만원 정도한다.

문 후보 광고에 등장한 의자는 모델하우스에서 3~4년 동안 쓰였던 중고품이다. 하지만 고쳐쓰면서 대대로 물려줄만한 가치가 있는 가구이기 때문에, 50만원에 건졌다면 횡재한 거다.

화물차 기사, "테이블·조명·의자·침대도 샀다"

KBS가 12일 보도한 모델하우스 사진에서 유명 디자인 가구들이 눈에 띈다.

KBS 보도에 따르면 문 후보는 딸 결혼식을 앞두고 모델하우스에서 땡처리한 여러 중고 가구를 구입했는데, 그 중엔 조명도 있었다고 한다. KBS가 공개한 모델하우스 사진에는 임스 라운지 체어만큼이나 유명한 조명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 플로스사(社)의 아르코 램프다. 이 기회에 알아보자.

이탈리아 플로스의 아르코 조명.

아킬레·피에르 자코모 카스티글리오니 형제가 디자인한 아르코 램프(1962)는 이탈리아 조명 디자인의 상징과도 같은 제품이다. 거리의 가로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성인 남성이 매달려도 끄떡없는 내구성, 소파 위로 떨어지며 천장 조명과도 같은 효과를 줘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새 제품 가격은 2995달러(약 338만원)다. 국내에서는 500만~6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조명 가격은?

아르코 조명 역시 유명한만큼, ‘짝퉁’ 제품이 많다. 임스 라운지 체어 모조품과 비교했을 때, 훨씬 싼 편이다. 네이버 쇼핑에 따르면 최저가 7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아래는 비록 이탈리아 조명 디자인의 정수를 느끼기 어려운 ‘상품 연출 사진’이지만, 제품 자체만 보면 상당히 흡사하다. 7만원대인만큼 받침 부분이 확실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