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홍문표 의원(가운데) 등 비유승민계 의원 13명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집단 탈당,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으로의 복당과 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당초 14명이 이날 탈당하려고 했으나 정운천 의원은 3일 후에 지구당에서 탈당을 선언하기로 했다고 홍문표 의원이 전했다. 왼쪽부터 박성중, 여상규, 박순자, 이군현, 홍문표, 김재경, 김성태, 황영철, 이진복, 권성동, 장제원.

2일 오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10위 중 단 하나를 제외하고 ‘바른정당’과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들, 잔류 의원들이 모두 차지했다. 이른바 ‘검색어 줄세우기’를 시현한 것이다. 하나의 이슈가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를 모두 차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말이다.

이날 오전 바른정당 탈당을 결정한 비(非) 유승민계 권성동 의원 등 13명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권성동·김성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장제원·홍문표·홍일표·황영철 의원 등 총 13명으로, 탈당 뒤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기로 했다.
당초 탈당키로 했던 정운천 의원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5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마지막 변수로 떠오른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 사태에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기자회견을 갖기 전부터 바른정당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더니,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도 한 명씩 검색어에 줄줄이 이름이 올라갔다. 10위 안에 집단 탈당과 관련 없는 검색어는 배우 ‘채수빈’이 유일했다.

2일 오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 바른정당 의원들 이름으로 검색된 기사나 콘텐츠 내용은 비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오후 12시 기준 실시간 검색어 2위를 차지한 장제원 의원은 네티즌들 사이에 창당 직후 밝힌 심경글이 거론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자신의 공식사이트에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가기로 했습니다"라며 "결심의 과정은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슴이 뜨거워지고 심장이 뜁니다"라고 적었다. 한 네티즌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제원은 양심이 있냐?”며 비난했다.

3위와 7위에 각각 이름을 올린 김성태, 권성동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주도한 이들이어서 관심을 받았다. 김성태 의원은 당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국민들에게 '쿨가이'란 별명을 얻었고, 권성동 의원은 국회 탄핵소추위원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10여분간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최후 변론을 해 화제가 됐다.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밝힌 홍 후보를 지지하면서 탈당한 것이다.

네티즌 사이에선 "김성태, 권성동까지… 결국은 너희도 적폐세력이었구나", "김성태 의원 합리적인 보수라 생각했는데 정말 실망입니다", "권성동은 박근혜 탄핵하고 한국당에 합류한다고?"라는 등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던 황영철 의원도 실시간 검색어 10위에 있었다. 황 의원은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 호응을 받았다. 황 의원은 청문회 당시 상기된 얼굴로 새누리당 탈당과 바른정당 입당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탈당 명단’에 없는 바른정당의 이혜훈 의원도 검색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바른정당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인 이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탈당에 대해 "개혁없는 단일화는 보수가 앞으로 영원히 죽는 길"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지율이 좀 안 나온다고 그 잘못된 길, 우리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어서 나온 그 잘못된 길로 돌아가는 것, 전 도무지 납득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혜훈은 소신있는 의원이다. 깨끗한 보수 꼭 이뤄내길", "유승민 후보는 이혜훈 같은 사람이 있어 행복할 겁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