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호(69·사진) 2017만해문예대상 수상자는 창작과 이론 분야를 골고루 섭렵한 업적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4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7권의 시집을 냈고, 현재 한국시인협회장이다. 문학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고려대와 경희대 국문과 교수를 지낸 뒤 경남대 석좌 교수를 맡고 있다.

만해대상 심사위원회는 최동호의 시 세계에 대해 '달마(達磨) 상징을 통해 불교적 사유와 선적(禪的) 표현을 적극 끌어들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극도로 축약된 서정시를 지향하는 '극(極)서정' 운동을 펼치면서 '언어의 경제학과 사유의 응집성을 결속하는 방향을 선도했다'는 평도 받았다. 비평가로서 최동호는 동양적 사유에 바탕을 둔 '정신주의'를 내세워 한국 현대시를 풀이해왔다.

국문학자로서 최동호는 30년 넘게 정지용 시인을 연구한 끝에 정지용 전집을 편집했고, 저서 '정지용 시와 비평의 고고학'을 펴냈다. 정지용의 후기시를 처음으로 '산수시(山水詩)'로 명명하기도 했다. 그는 한용운, 윤동주, 백석, 김달진, 모윤숙, 김수영, 이성선 연구에도 크게 기여했다. 최동호 교수는 "만해의 '님의 침묵'을 읽고 문학을 시작했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시를 어떻게 써야 하나' 하는 고민도 모두 한용운 선생과의 말 없는 대화를 통해 이뤄졌다"며 "멀리서 동경하고 바라보기만 하던 만해상 수상자로 선정된다는 것은 더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