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 시즌 미 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였던 케빈 듀랜트(29·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사진)가 연봉 400만달러(약 45억원)를 자진 삭감하겠다고 나섰다. 45억원이면 국내 농구단 2개 팀 전체 연봉에 가깝다. 듀랜트의 통 큰 제안은 팀 동료 안드레 이궈달라(33)를 구단이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ESPN은 "다음 시즌 약 2800만달러(약 320억원)의 연봉을 받을 전망이던 듀랜트가 그중 400만달러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그 돈을 이궈달라와의 재계약에 써달라고 요청할 전망"이라고 20일 전했다.

NBA는 연봉상한제도(샐러리캡)를 적용하고 있다. 각 구단은 다음 시즌 1억200만달러(약 1160억원) 안에서 선수단 연봉 총액을 맞춰야 한다. 초과할 순 있지만 막대한 세율의 사치세를 물어야 한다. 워리어스는 듀랜트·스테픈 커리(29)·드레이먼드 그린(27) 등 주축 선수들에게 이미 연봉 상한선에 근접한 돈을 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듀랜트가 연봉을 낮추면 워리어스 구단은 사치세를 물지 않고 이궈달라가 요청하는 연봉을 맞춰줄 수 있다. 이궈달라는 지난 시즌 '식스맨'으로 활약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선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33)를 수비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듀랜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워리어스로 이적, 데뷔 10년 만에 첫 우승을 맛봤다. 우승 직후 "워리어스에서 행복하다. 이 팀에서 더 많은 도전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 시즌 또 한 번 우승을 노리기 위해 팀 동료들이 연봉 문제로 떠나지 않도록 적지 않은 돈을 쾌척한 셈이다. 현지 매체 머큐리뉴스는 "듀랜트의 양보로 이궈달라가 약 1000만달러(약 114억원) 정도의 연봉에 워리어스와 재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