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지난해 한 스포츠 연맹의 요청으로 이 단체를 비판한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재배치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연맹의 팀장이 네이버의 K 이사에게 "연맹 비판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네이버 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동안 네이버의 뉴스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았지만 네이버는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이번에도 명백한 증거가 없었으면 부인했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연맹의 팀장이 네이버 K 이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K리그의 기사 관련 부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해 그동안 일상적으로 이 같은 기사 배치 조작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얼마 전에는 네이버가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특정 후보와 정당에 유리하게 기사 배열을 했다는 분석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네이버의 검색 순위가 불법적으로 조작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 포털 사이트는 특이하게 뉴스를 전면에 내세워 영업하고 있다. 구글 등 세계적 포털 사이트에서 볼 수 없는 행태다. 미디어·검색 시장을 독점하는 네이버의 뉴스 영향력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이 네이버가 언론으로서의 의무나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가장 영향력이 큰 사이트가 뉴스 배치 및 편집을 통해 여론 조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외부 요청을 받거나 자체 정치적 고려로 메인 뉴스에 걸릴 기사를 배치한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도 제대로 된 규제를 받지 않은 채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려 왔다. 네이버는 언론이 아니라면 뉴스 장사를 그만두거나 언론과 똑같은 법적 규제를 받는 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