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핼러윈(Halloween) 데이를 맞아 서울 이태원 일대가 들썩거렸다

지난 27일 열린 서울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곳곳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인스타그램 등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글이 쏟아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평소 금요일 밤의 2.5배에 달하는 20만명의 유동인구가 이태원에 모였다.

핼러윈은 기독교 축일 만성절(萬聖節) 전날인 10월 31일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복장을 갖춰 입고 벌이는 축제를 말한다. 어린이들이 유령이나 괴물 등의 기괴한 분장을 하고 이웃을 방문해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맛있는 걸 주지 않으면 골려 주겠다)'라 외치면 이웃이 아이들에게 과자와 사탕을 나눠준다.

외국 명절이지만, 최근 해외 생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핼러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 거리에는 얼굴에 피투성이 좀비 분장을 한 여성들이나 스머프, 아이언맨 등 코스튬 플레이를 한 사람들이 쉽게 발견됐다. 가수 구하라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핼러윈 분장을 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취객이 급증해 곳곳에서 무질서가 판치는 등의 이유로 핼러윈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생겨나고 있다. 외국의 명절을 왜 챙겨야 하느냐는 의견이다.

이태원 파출소에 따르면 축제 기간 취객이 늘면서 경찰서가 북새통을 이뤘다. 술에 취한 채 행패를 부리다 수갑이 채워진 한 남성은 경찰관들을 향해 “이거 풀라고. 이 어린 놈의 ××야”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또다른 남성은 술이 덜 깬 상태로 경찰관에게 “담배 한 대만 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외국인 간 폭행도 발생했다. 경찰은 이태원1동 버스정류장에서 외국인 남성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눈썹을 찢어지게 한 혐의(상해)로 외국인 유학생 출신 J(27)씨를 불구속입건했다.

29일 오전에는 핼러윈 복장을 한 남성을 보고 놀란 시민이 신고를 한 일도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 대화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던 시민 A씨는 병원복을 입은 채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인 남성을 보고 놀라 역 사무실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실제 환자가 아니라 핼러윈 데이 분장을 하고 지하철을 탄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