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메인프레스센터 앞에 위치한 작가 김지현의 조각상‘총알맨들’. 일본 스포츠지 보도 이후 이 동상은 소셜미디어에서‘모루겟소요’동상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올림픽도 갖고 논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조형물과 마스코트까지도 '놀이의 대상'이 됐다. 그중에서도 벌거벗은 몸으로 총알을 머리에 뒤집어쓴 채 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 앞에 서 있는 세 남성의 동상이 국내외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는 이 동상을 "각국 보도진의 집합 장소가 되고 있는 수수께끼의 오브제"라고 소개했다. 이 동상의 원래 이름은 '총알맨들'이다. 설치작가 김지현이 2009년 발표해 2013년 제1회 평창비엔날레에 출품하면서 현재 위치에 설치됐다. 도쿄스포츠 기자는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근처에 있던 자원봉사자에게 물어봐도 한결같이 'モルゲッソヨ'라고 답한다"고 썼다. 'モルゲッソヨ'는 '모르겠어요'라는 한국말을 발음 그대로 일본 문자 가타카나로 적은 것으로, '모루겟소요'라고 읽힌다. 소셜 미디어와 각종 사이트에 공유되면서 이 동상은 '모루겟소요 동상'으로 불리게 됐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는 '모루겟소요'라는 해시태그(검색이 쉽도록 단어 앞에 #을 붙이는 방식)를 단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큰 화제를 모은 '인면조(人面鳥)' 역시 모루겟소요 동상과 함께 패러디물 단골 소재로 쓰이고 있다. 흰색 복장에 머리에 작은 갓을 쓴 엄숙한 얼굴이 유교를 수호하는 선비처럼 보인다며 '유교 드래건'이란 별명도 붙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가 국가 명예를 위한 행사로 올림픽을 강조했던 기성세대를 풍자하면서 온전히 개인의 문화로 올림픽을 즐기려는 욕구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