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빈도는 다소 줄었지만 한 번 마시면 성인보다 더 자주 폭음(暴飮)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및관리연구소장이 국립보건연구원 의뢰로 전국 대학생 502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남자 대학생 중 44.1%가 폭음(한 차례 술자리에서 소주 열 잔 이상 술을 마신 경우)한다고 답해 전체 성인 남성의 폭음 비율(21.9%)보다 갑절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조사(폭음 비율이 35.4%)에 비해서는 9년 만에 1.3배 늘어났다.

여자 대학생들의 폭음 비율은 증가 폭이 더 컸다. 이번 조사에서 여대생 폭음 비율이 32.8%로 나타나 지난 2009년 조사(15.5%)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성인 여성의 폭음 비율(6.2%)보다는 다섯 배를 넘는 수준이다.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 남자 7잔·여자 5잔, 주 2회 이상)도 남자 대학생은 23.3%로 성인 남성 전체(21.2%)보다 높았다.

여자 대학생 역시 17.2%로 성인 여성 전체(5.4%)보다 높았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몇 잔(소주 기준)까지 마시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남대생은 7잔 이상, 여자는 5잔 이상 마셔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반면 대학생들의 음주 횟수는 소폭 줄었다.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비율인 '월간 음주율'은 남대생(2009년 87.9%→2017년 78%), 여대생(82.6%→72.9%) 모두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박은철 소장은 "대학생은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한 출발점이므로 적절한 음주 교육을 바탕으로 올바른 음주 행태를 익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