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5일 김영철 일행의 방남을 막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 대로를 지키고 있자 정부는 김영철 일행을 1사단 관할 구역의 전진교로 우회해 통과시켰다.

김영철 일행이 탑승한 차량은 지나는 도로마다 교통 신호를 잡아 일사천리로 호텔까지 내달렸다. 김영철 일행 도착에 앞서 호텔 진입로 통행 차량은 일일이 검문을 받았고 도착 무렵에는 외부인 출입이 아예 통제됐다. 김영철은 평소 KTX가 서지 않는 덕소에서 특별 열차를 타고 평창으로 향했다. 김영철을 위한 임시 열차를 편성하느라 일반 열차는 10여 분씩 연착됐다.

김영철은 6·25전쟁 이후 우리 군(軍)에 가장 큰 살상 피해를 입힌 장본인이다. 그가 지휘한 정찰총국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에 어뢰를 쏴 우리 해군 46명이 숨졌고, 그해 11월 23일엔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해 군인과 민간인 5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시(戰時) 같으면 우리 군이 발견하는 대로 처단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김영철이 대표단 단장이라는 명찰을 달고 내려와 올림픽 폐막식장 귀빈석의 우리 군 통수권자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정부는 그것도 모자라 김영철이 가는 곳마다 우리 국민 통행을 막아가며 국가 정상급으로 모셨다. 김영철이 행여 자신의 방남에 반대하는 제1 야당 의원들과 마주쳐 기분이 상할까 군사 지역으로 빼돌리는 심기 경호까지 했다.

작년 11월 방한한 트럼프 미 대통령 탑승 차량이 반미 시위대가 점거한 광화문 도로 옆을 지나다 시위대가 던지는 물병,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 500m가량 역주행했던 일과 비교해 봐도 훨씬 극진한 대접이다. 정부의 이런 배려를 국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