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패럴림픽이 열흘 일정을 끝내고 어제 막을 내렸다.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린 패럴림픽은 49국 선수 567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 대회였다. 흥행도 기록을 세웠다. 입장권 판매량은 패럴림픽 역대 최다(34만5000장)로 2014년 소치 대회(20만장)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동계 패럴림픽 도전 26년 만에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신의현의 도전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17일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7.5㎞ 좌식 경기에서 우승한 그는 다음 날 출전한 계주까지 7분야에 나서 모두 64.2㎞를 달리는 투지를 보여줬다. 아이스하키팀의 첫 동메달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7000석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이스하키팀은 승리 후 경기장 한가운데 태극기를 놓고 목청껏 애국가를 불렀다. 이 광경에 눈시울을 붉힌 관중이 많았다. 선수 5명의 성(姓)이 다른 무적 팀으로 '오벤저스'란 별명까지 얻은 컬링팀도 세계 강팀들을 잇달아 누르며 4위에 올랐다.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에서 선진국에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애인 스포츠 환경 역시 열악하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어 춘천과 인천 경기장을 떠돌며 훈련했다고 한다. 선수단 버스도 없어서 선수들이 각자 자기 차로 20~30㎏씩 나가는 무거운 장비를 갖고 와 연습했다는 것이다. 패럴림픽 출전 선수들도 이런 정도니, 일반 장애인이 운동할 수 있는 시설과 여건이 취약한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번 패럴림픽이 과거처럼 무관심 속에 잊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 막상 문이 열리자 국민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는 드라마를 보고 때론 감동하고 때론 숙연해졌다. 전에 없는 현상이었다. 평창 패럴림픽은 장애인 스포츠의 차원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 등록 장애인은 251만명, 대여섯 집 중 한 집에 장애인이 산다.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에 제약이 없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평창 패럴림픽이 한국이 이런 선진 사회로 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