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부영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4~5년 뒤엔 (한국GM처럼) 현대차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대차 주문량과 수출 물량이 줄면서 빈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공피치'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 전기차 시대로 가면 엔진·변속기 공장이 사라져 인력이 최대 7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 위원장은 "현대차 노조의 30년 투쟁이 사회 양극화(兩極化)를 심화시켰다는 비난에 노조가 답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는 작년까지 6년 연속 파업을 벌이는 등 1987년 노조 설립 후 31년 사이 27년을 파업했다. 하 위원장은 "현대차는 임금 투쟁을 통해 대한민국 10% 안에 드는 고임금을 받게 됐지만 (하도급업체와) 비정규직은 착취의 희생양이 됐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노조원들을 설득해 하도급업체와 비정규직 임금을 더 많이 올리고 현대차 임금은 덜 올리겠다고 했다.

하 위원장 얘기는 사실 국민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중국의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은 임금은 한국 근로자의 10분의 1을 받으면서 생산성은 9배가 높다. 이런 기업이 오래 버틴다면 경영이 아니라 마술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자기 파괴 노동운동을 피해 21년째 국내엔 공장을 더 세우지 않고 해외에만 짓고 있다. 현대차는 2009년만 해도 국내 생산 비중이 65%에 달했지만 지금은 겨우 30%를 넘는다. 현대차 노조원들이 고연봉 철밥통을 누리는 동안 노동 약자인 청년 구직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못 구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현대차 2대 노조위원장을 지낸 이상범씨도 작년 10월 "노조가 업무 강도를 낮추려고 사측의 물량 조절이나 인력 재배치를 못 하게 해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었다. 노조가 회사 발전과 성장을 더디게 한 것을 반성하고 참회한다"고 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자리만큼 절박한 과제가 없다. 자동차 산업은 직·간접으로 연결된 고용 인력이 180만명이나 된다. 현대자동차가 흔들리면 국내 고용 시장은 대형 지진 같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대로면 그 재난을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