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공작을 수사하는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4월 17일 드루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을 소개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수사팀이 (송 비서관) 이름만 나왔다고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보고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권부라는 청와대, 그중에서도 대통령 최측근 비서관의 문제라면 드루킹 사건이 아니라 교통사고만 냈어도 경찰청장에게 보고됐을 것이다. 경찰은 위계질서가 분명한 집단이다. 수사 내용뿐 아니라 웬만한 정보사항은 지휘부에 빠짐없이 보고되고 지침을 받아 움직이는 게 경찰이다. 여권 핵심들이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사건은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사건이다. '송 비서관 연루 진술'은 이번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실제 경찰청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면 서울경찰이 청와대와 직거래하면서 경찰청장을 배제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청장에게도 숨겨야 할 만큼 중대한 문제였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경찰이 '송인배'라는 이름을 확인한 직후에 청와대가 송 비서관에 대해 자체 조사를 했다. 청와대가 이 사실을 밝힌 후에야 경찰은 '사실은 우리도 조사했는데 혐의를 못 찾았다'고 했다. 수사기관이 아니라 마치 김 전 의원이나 송 비서관의 변호사를 보는 듯하다. 이처럼 비상식적인 일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진짜 이유가 뭔지 밝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