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

작년 12월 중순 주가(株價)가 주당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넘은 곳이 있다. 전 세계 상장 기업 중 최초 기록인데 워런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사(社)의 'A주' 얘기이다. 1962년 버핏이 주당 7.50달러에 사들이기 시작한 후 55년 만에 400만배 정도 상승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 된 것이다.

버핏의 성공을 보며 '순자(荀子)' 부국편(富國篇)에 나오는 '개원절류(開源節流)'를 새겨본다. '재화의 원천은 늘리고 지출은 줄인다'는 뜻으로 부를 이루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다.

개원(開源·근원을 열어 늘린다)을 위해 버핏은 애플·코카콜라·질레트·아메리칸익스프레스처럼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에 투자해 최근 40여 년 동안 연평균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려 왔다. 벤처나 위험 자산에 한 방 투자하는 것보다 작은 물줄기라도 꾸준히 흘러들어오는 안정적 수익 확보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는 "온 백성이 천시(天時)의 화기(和氣)를 얻고, 순서에 맞게 사업을 진행하는 게 재화의 원천"이라는 '순자'와 서로 통한다.

올해 현재 세계 4위 부자인 버핏은 '절류(節流·흐름을 절제함)'도 실천하고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시 외곽의 65만달러(약 7억원) 정도의 집에서 60년째 살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그는 3달러짜리 패스트푸드 모닝 세트로 아침을 먹고, 12달러짜리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다. "아버지 자동차가 너무 오래돼서 창피하다"고 딸이 얘기한 다음에야, 버핏은 8년 동안 타고 다니던 중형차(캐딜락 DTS)를 같은 급으로 교체했다.

이달 초 워런 버핏 회장과의 점심 경매(競賣)가 330만달러(약 35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버핏은 이 경매 수익금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빈민구제 단체인 클라이드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버핏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재산 99%의 사회 환원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절류(節流)를 다른 이의 개원(開源)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