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어제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1년 이상 세상을 시끄럽게 하더니 달라진 게 뭐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교육부→국가교육회의→공론화위원회→국가교육회의→교육부의 폭탄 돌리기를 거친 입시안의 결론은 수능으로 뽑는 인원을 지금보다 조금 늘리고, 수능 과목 중 제2외국어를 절대평가로 바꾸는 정도다. 그런데 탐구과목 조합이 수백 가지가 나와 학생 입장에선 더 복잡해졌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입은 단순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반대의 정책이 나온 것이다.

당초 이번 입시안 개편은 문·이과 구분을 없애는 교육과정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새 입시에는 여전히 문·이과 칸막이가 있다. 입시 개편의 목적이 사라지고 혼란만 남았다. 게다가 같은 수능시험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뒤섞여 누더기가 됐다. 예를 들어 영어와 제2외국어는 절대평가이고, 국어·수학·사회·과학은 상대평가인데 왜 이렇게 나누는지 당국도 제대로 설명을 못 한다. 이제 학생들은 외국어 공부를 뒤로 제쳐놓을 가능성이 있다. 이래도 되나.

책임 회피만 하던 교육부가 입시안을 내놓으면서 '정시전형 30% 이상 룰'은 끼워넣었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대학엔 예산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책임질 일에는 보이지 않다가 국민 세금으로 대학에 갑질할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 새 입시안으로 교육계 갈등과 혼란은 증폭됐고 학생들은 지금보다 더 복잡해진 입시를 준비하게 됐다. 이게 끝이 아니다. 어제 교육부는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몇년 후에 또 대대적으로 입시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끝도 없는 입시혼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