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스웨덴 방송사 STV의 두 번째 사과를 거부했다.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중국인 관광객을 일컬어 ‘개를 잡아먹고 길에서 용변을 본다’고 조롱한 STV 시사풍자 프로그램 ‘스벤스카 니헤터’의 토마스 홀 감독은 논란이 격해지자 26일 STV 블로그에 사과를 게재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27일 중국 대사관은 "진실하지 않고 가식적이다"라며 홀 감독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묘사하며 “식당에서 대변을 보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는 스웨덴 STV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벤스카 니헤터’ 진행자.

앞서 STV는 "프로그램 의도 자체는 유머와 풍자에 기반한 것"이라며 사과를 하지 않았지만, 24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까지 나서 "해당 프로그램은 중국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차있다"며 사과를 요구하자 한발 뒤로 물러서 해명에 나선 것이다.

홀 감독은 블로그에 "(중국인 관광객을 묘사한) 영상은 반(反)인종차별주의자가 되어야한다는 걸 의도한 것"이라며 "중국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표현이 허용되고 있는 스웨덴의 ‘(인종차별) 사각지대’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청중이 해당 묘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둔감했다"면서 "우리 방송으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전한다"고 했다. 앞서 24일 홀 감독은 이미 한 차례 해당 영상은 "메시지가 실종된 실수"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중국 대사관은 성명서를 내 "감독이 말하는 ‘이른바’ 사과는 진실성이 부족하고 형식적이다"라면서 "중국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지 않았고, 과거 (방송에서) 대만과 티베트 지역이 빠진 중국 지도를 사용한 것에 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사관은 "중국인을 상대로 TV 방송국과 프로그램 제작진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스웨덴 외무부는 "스웨덴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된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한 구체적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