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54) 경기지사가 자신의 아내 김혜경(52)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주인이라고 판단한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반발하면서 18일 ‘김씨 변호인’과 ‘경찰’의 주장 중 누구의 말에 더 공감하는지를 묻는 트위터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親文)계를 비난해 논란을 빚었던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실제 주인이 김씨라고 보고,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오는 19일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혜경궁 김씨’와 관련한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공감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올렸다.

이 지사는 18일 오후 2시 40분쯤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에 공유한 사진을 캡처해 카스(카카오스토리)에 공유했다면 계정주는 동일인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김혜경 주장에 공감’, ‘경찰 주장에 공감’이라는 설문조사 항목이 첨부한 뒤 네티즌의 투표 참여를 요청했다. 양측의 주장 가운데 누구의 말을 더 신뢰하는지를 묻는 설문이었다.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9060명이 투표를 했고, 응답자의 86%가 ‘경찰 주장에 공감’을 선택했다.

경찰은 그동안 혜경궁 김씨 계정 소유주가 누군지를 찾기 위해 계정에 올라온 4만여 건의 글을 전수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 트위터에 사진이 올라온 직전과 직후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같은 사진이 올라온 사실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4년 1월 15일 공유된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이 대표적인 ‘증거’로 꼽혔다. 이 사진은 당시 각각 10분 차이를 두고 김씨의 카카오스토리→혜경궁 김씨 트위터→이 지사 트위터 순으로 올라왔다.

이재명 경기지사 트위터 계정과 ‘혜경궁 김씨(@08_hkkim)’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

일부 네티즌들은 이 지사의 개인적인 사생활인 대학입학 사진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올라왔다는 점에서 "이 지사 부부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트위터 계정주는 아내 '카스'를 보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 일 수 있는데 이 점을 애써 외면하고 '트위터가 처음 사진을 공유했다'는 거짓 가정 하에 '사진 주인이 트위터 계정주'라 단정한 경찰의 무지와 용기가 가상하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아내 김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주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보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이런 거 좀 찾아달라. 카스 글이나 트위터 글을 비교하거나 트위터 글 내용을 봐 제 아내 김혜경이 (‘혜경궁 김씨’ 계정 주인이) 아니라고 볼 자료를 발견하면 제보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08__hkkim 계정 내용을 가지고 있지 못해 분석을 못하고 있고, 경찰이나 저들이 주장하며 내세우는 것에 대한 반박 정도밖에 못하고 있다"며 "수만 개의 글에는 아니라는 증거가 더 많을 텐데 경찰이 비슷한 거 몇 개 찾아 꿰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지사와 김씨 부부는 전날 수사 결과가 보도된 이후 이틀 채 집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불행한 예측이 현실이 됐다. (경찰의) 기소 의견 송치는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면서 "국가권력 행사는 공정해야 하고, 경찰은 정치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 부부를 수사하는 경찰은 정치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록위마, (즉)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며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도정에 충실히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또 다른 글에서는 경찰이 김씨를 트위터 계정주로 단정한 근거 등을 하나하나 반박하며 "김혜경이라는 스모킹건? 허접하다"고 비난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답정너…불행한 예측 하나 더 하겠다’는 제목의 글에서 "(트위터 계정 관련해) 아마도 경찰은 이 사건도 기소 의견 송치할 것이다. 진실보다 이재명 부부 망신주기가 그들에겐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