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1시 4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2층 건물에서 불이 나 여성 1명이 숨졌다. 사진은 화재 사고 발생 현장.

22일 오전 11시 4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업소에서 불이나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은 신고 16분 만에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모두 꺼졌지만, 건물에 있던 50대 여성 1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하고 숨졌다.

강동소방서 관계자는 "사망자 외에도 3명이 의식을 잃는 등 위독한 상태고 1명은 경상"이라면서 "건물 1층에서 발생한 불로 인해, 2층까지 연기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파악한 부상자는 5명으로, 20~50대 여성으로 조사됐다. 건물 1층은 성매매업소, 2층은 성매매 여성들의 합숙소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화재현장 인근 쇼핑몰 매장에서 근무하는 이모(33)씨는 "근무 중 가게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가게가 통유리인데 유리 사이로 연기가 엄청나게 나오고, 2층까지 불길이 솟을 정도였다"면서 "얼굴에 검은 그을음이 묻은 사람들이 바깥으로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화재 현장에서 나온 가재도구들이 골목에 떨어졌다.

사망자는 성매매업주로, 당시 잠자고 있던 다른 여성들을 깨우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동 주민 이차성(64)씨는 "여기서 일하는 여성들은 늦게까지 일해서 다음날 오후까지 자는데 누군가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질러 깨웠다"며 "이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그렇게 깨워줄 사람은 이모(업소 주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이 난 지역은 재개발이 예정된 곳이다. 이날 사고가 났던 건물도 오는 25일까지 이주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인근 부동산 업자는 "내년 3월까지 모든 가게들이 건물을 비울 예정이었다. 이미 일부 가게들은 짐 정리를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22일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숨진 사고 건물의 1층 세탁소 문 앞에는 ‘가게 이전 하니 옷을 찾아가라’며 ‘한 달 안으로 찾아가지 않으면 책임지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실제 화재가 난 건물 옆 1층 세탁소 문 앞에는 ‘가게 이전 하니 옷을 찾아가라’며 ‘한 달 안으로 찾아가지 않으면 책임지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오후 1시 5분쯤 화재 현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향후 건축허가를 낼 때는 화재에 강한 건축자재와 양식 등을 쓰도록 개선하겠다"며 "특히 취약지역 사고가 빈발한 겨울철에는 사고 예방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펑’ 소리가 났다"는 신고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소방 관계자는 "오는 24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력공사 등이 참여하는 합동 현장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