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 논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납득하기 어려운 정도를 넘어 이상하다. 그제 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참석해 내내 손 의원 옆을 지켰다. 홍 원내대표는 먼저 마이크를 잡고 손 의원이 대단한 결심을 한 것처럼 운을 띄웠다. 집권당 원내대표가 개인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초선 의원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탈당 회견까지 따라나선 것은 우리 정치사에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손 의원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직후인 17일 민주당이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을 때도 홍 원내대표가 '추가 소명을 받자'고 건의해 연기시켰다고 한다. 결국 민주당은 다음 날 "투기 목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손 의원에게 면죄부를 줬다. 재판청탁으로 같이 조사받은 서영교 의원은 당직에서 물러나게 한 것과도 차이가 난다. 당내에서도 "당 지도부가 초선 들러리를 선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한다. 홍 원내대표는 초선 들러리를 선 문제에 대해 일절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희한한 광경을 지켜보는 국민이 민망할 지경이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손 의원의 부패방지·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도 크다. 그래도 민주당은 오히려 지원사격에 바쁘다. "꼭 투기로 몰 일은 아니다" "손 의원은 돈이 아니라 문화에 미친 것" "의도는 순수하다"고 한다. 지금 여권은 과거 부동산 투기를 가혹하게 비난했다. 부동산 매입도 '우리 편이 하면 선의(善意), 다른 편이 하면 투기'라는 내로남불이다.

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중·고교 동창이란 점 때문에 정치 입문 때부터 주목받았다. 그런 배경이 아니라면 손 의원에 대한 비상식적 비호는 없었을 것이다. 청와대에서 손 의원에 대한 비호를 지시했다면 다른 문제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민주당이 알아서 의혹 초선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것이라면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키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