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안광복 지음|어크로스|256쪽|1만4000원

남다른 사고와 창의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지만 기술 발달 덕에 안락해진 우리의 삶은 날카로운 생각이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클릭 몇 번이면 내 취향에 꼭 맞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인터넷 검색 알고리즘이 알아서 내 관심사를 분석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추려주기도 한다. 주어진 편안함에 길들여지다 보면 어느새 "왜?"라고 물을 필요가 없어진다. 창의적 사고는 물론, 생각하는 방법 자체를 점점 잊게 되는 것이다.

20년째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아침 운동 하듯 매일 매일 불편한 질문을 찾아 곱씹어본다. "불편함이야말로 새로움과 발전의 어머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그중 '나는 도대체 왜 살고 있나' '이기적인 국가가 조폭보다 나을 게 있나' '사회가 발전할수록 나도 더 행복해질까' 등 저자가 선별한 22가지 불편한 질문에 대한 예시 답안이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며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때로는 나만의 답안을 골똘히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생각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자라난다고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존재'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