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훈련사 강형욱이 어릴 때 헤어졌던 반려견 레오와 재회했다. 그는 8년 전 경찰견(체취견)이 돼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 은퇴를 앞뒀다.

3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는 강형욱이 레오의 마지막 훈련과 은퇴식을 함께 하는 모습이 담겼다. 레오는 어릴 때 강형욱의 손을 떠나 입양됐던 바.

강형욱은 “동물훈련사들의 월급이 적다. 한 달에 5만 원씩 받는데, 매년 10만 원씩 올라서 제가 군대가기 전에 한 달에 40만 원을 받게 됐다"며 “당시 살기가 어려워서 레오를 떠나 보내야 했다. 이 친구는 몸집이 컸고 제가 건사하기 너무 여력이 없어서 그 친구를 만나게 해주셨던 소장님께 돌려보냈다”라고 털어놨다. 당시 레오의 나이는 2살 반~3살 정도.

강형욱은 “그 쪽에 두고 오는데 아내도 펑펑 울었다. 저는 울진 않았지만 엄청나게 고통스러웠다”며 “레오에 대한 아픔을 묻어두고 살았는데, 형편이 나아지면서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소장님께 여쭤보니 이 친구가 경찰견이 됐더라”라고 전했다. 그동안 그는 레오를 데려오기 위해 준비를 해왔다고.

체취견은 2012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레오가 제1기 체취견으로서, 현재까지 총 146~147회 수사에 나섰다. 동기는 7마리였는데 4마리가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고, 한 마리는 훈련 중 독사에 물려 세상을 떠났다. 나머지 한 마리는 이미 은퇴했으며 레오가 가장 오랜 시간 김도형 경위와 임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레오는 8년 전 과학수사대에 소속돼 실종, 조난, 마약 등을 찾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 강형욱은 “저는 처음에 압박적인 훈육법으로 했었다. 때리기도 하고 무섭게 가르쳤다. 그런 과정을 한몸에 겪었던 게 레오”라며 “레오는 옛날의 강형욱이다. 예전에 했던 제 교육방식을 고스란히 겪었다. 저는 레오를 만나러 가는 거지만 저를 기억하고 있는 옛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거다”라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도형 경위는 앞서 강형욱과 그의 아내를 만났었다고 밝혔다. 김 경위는 “연락을 했는데 강형욱씨와 아내가 한걸음에 달려오셨다. (강형욱의)아내분이 레오를 만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이 자리를 피해줘야 하나?' 싶었다. 제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도형 경위는 이어 “레오는 제가 맡은 친구 중에 단연 최고였다. 1기생이 7마리였다. 체취견이 야생 동물들에게 자주 노출되다 보니 위험하다. 저희랑 떨어져서 단독으로 수색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레오가 마지막까지 남아 자랑스럽다고.

김도형 경위는 “원래 레오의 다리가 안 좋은 상황인데 아까 높은 곳에서 착지할 때 충격을 입은 거 같다”며 “심각한 상황은 아닌데 그래도 나이가 있어서 힘들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강형욱은 “집에 가자”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최종 건강검진을 통해 레오의 상태를 확인하게 된 강형욱. “예전에 제가 돈이 없을 때는 가장 싼 주사를 맞았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좋은 병원에서 좋은 검사를 받게 돼 좋다”고 말했다.

레오의 신장 등 오장육부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고, 전염볌 감염 여부도 이상이 없었다. 다만, 척추에 자란 뼈돌기가 문제였다. 험한 지대에서 일했기에 이 같은 증상이 나온 것. 담당의는 “비탈길 같은 데 오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도형 경위는 레오를 떠나보내며, 강형욱은 다시 레오를 반려견으로 맞이하며 손편지를 남겼다. 레오의 은퇴식에서 두 사람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집사부일체' 멤버들도 눈물을 흘리며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집사부일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