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식량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방한한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대통령, 통일부 장관, 외교부 장관과 모두 만났다. 북한이 두 차례 미사일 도발을 하자 문 대통령이 KBS 대담에서 "대북 식량 지원에 국민의 지지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했던 것은 빈말이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4일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지금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때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북 식량 가격을 10년째 정기적으로 조사해온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양 쌀 1㎏' 가격이 작년 11월 5000원에서 지난달 4000원대로 떨어졌다. 국회 정보위원장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현재 북 주민의 3분의 2는 배급이 아닌 시장에서 식량을 해결하고 있다. 식량난이 정말 심각하다면 장마당 쌀값부터 뛰어야 하는데 그런 징후는 아직 없다. 더구나 북한은 정부의 식량 지원 방침에 대해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 "시시껄렁한 물물 거래"라고 깔아뭉갰다. 남쪽 정부가 식량을 주지 못해서 안달인 걸 눈치채고 보이는 배짱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식량이 다급하고 절박하다면 나오기 힘든 허세다.

미국은 인도적 지원은 반대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정말 주민에게 식량을 먹일 여유가 없느냐고 묻는다. 식량은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라서 얼마든지 외국에서 사올 수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김정은이 식량을 받으면 아낀 돈을 핵무기 개발에 사용할 것 같다"고 했다. 정말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