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씨가 검찰의 자택 압수 수색 당시 "충격으로 쓰러졌다"는 해명과 달리, 정씨는 압수 수색 시작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쓴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압수 수색 하루 뒤인 지난달 24일 오전 정씨 페이스북에는 자신에 대한 언론 보도에 반박하는 글이 올라왔다. 정씨는 글 말미에 "어제 오전에 올리려던 글이 압색으로 지체되어 이제 올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본지가 해당 게시물 수정 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 글의 첫 등록 시각은 '23일 오전 9시 45분'이었다. '비공개(나만 보기)'로 설정해서 올렸다가, 다음 날 수정해 '전체 공개'로 전환한 것이다.

당시 검찰 압수 수색은 오전 9시~9시 10분쯤 시작됐다. 시작 직후 조 장관과 압수수색팀을 지휘한 검사 간 통화가 이뤄졌다. 조 장관은 "아내가 상황을 알고 압색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통화 사실을 놓고 직권 남용 논란이 불거지자 법무부는 "배우자(정씨)는 옆에 있다 충격으로 쓰러져 119까지 부르려던 상황"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친문(親文) 네티즌들이 당시 정 교수가 '쿵 하고 쓰러졌다'는 얘기까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조 장관은 27일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남편으로서 아내의 건강을 배려해달라고 부탁드린 것입니다. 이건 인륜의 문제입니다"라고 했다. 본지는 페이스북 글 작성 경위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정씨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정 교수의 다른 여러 페이스북 글도 여러 번에 걸쳐 수정된 흔적이 있었다. 주로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 시차를 두고 추가됐다. 예컨대 지난 25일 '딸 생일날 아들이 소환됐다'며 올린 글의 경우, '가족이 둘러앉아'를 '전 가족이 둘러앉아'로, '나는 그날, 울지 않았다'를 '나는 그날, 딸애 앞에서 울지 않았다'로 바꿨다. 본인도 울었다는 의미를 부각한 것이다. 30일 올린 '딸 자택 인턴 보도 사실 아니다'는 글에는 1시간여 뒤 "현재 제 사건 준비도 힘에 부치는데… 너무 힘듭니다"라는 문장을 새로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