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일본 대기업에 비해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의 대졸 초임은 일본이 한국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도 한국이 훨씬 커 젊은이들이 스타트업 등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고 대기업 취업에만 목매는 사회 풍조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우리나라 고용노동부와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한·일 대졸 신입 사원 초임(첫 1년간 받는 임금 총액)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대기업(500인 이상) 초임이 3만6228달러(4220만여원)로, 일본 대기업(1000인 이상) 초임 2만7647달러(3220만여원)보다 1000만원(31%)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 대비 초임은 한국(GDP 3만3346달러)이 115.5%로 일본(GDP 3만9286달러) 70.4%보다 더 큰 격차로 높았다.

반면, 중소기업(10~99인 사업장 기준)의 대졸 신입 사원 초임은 한국이 2만3814달러, 일본이 2만4479달러로 일본이 높았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대졸 초임을 100이라고 했을 때 한국 대기업 초임은 152.1에 달했지만 일본 대기업은 112.9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우리나라가 훨씬 컸다.

한국과 일본의 대기업 대졸 초임 격차는 더 커지는 추세다. 2006년(한·일 1000인 이상 사업장)엔 한국이 일본보다 10.4% 높았지만 2014년(한국 300인 이상, 일본 1000인 이상)에는 39%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시간당 노동생산성에서는 2017년 기준 일본이 41.8달러로 한국(34.3달러)보다 20% 이상 높았다. 임영태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면 우선 대기업 대졸 초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연공 기준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대기업 대졸 초임을 내려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줄어들면 실업률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중소기업 초임 격차가 크면 청년들이 대기업에만 매달리며 취업을 미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