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는 자기주도진로설계프로젝트, 앙트러프러너십 전공, 캐시클래스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창의적인 글로벌 경영 리더를 육성하고 있다.

- 美 뱁슨대 창업 프로그램 도입해 사업 아이템 개발할 수 있게 도와

- 창업휴학제 만들어 부담 줄이고 장학금·동아리 활동도 지원해줘

숙명여자대학교는 일찌감치 여성 창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2010년 국내 대학 최초로 학부 과정에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을 설립했다. 창업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앙트러프러너십센터와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한 창업보육센터를 함께 운영해 대학 창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해왔다.

숙명여대는 'Small Changes for Big Outcome'이라는 창업모델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창업 교육으로 유명한 미국 뱁슨대의 FME(Foundation of Management and Entrepreneurship) 과정을 응용해 국내 처음으로 캐시클래스를 시작했다. 캐시클래스란 학생들에게 직접 종잣돈(seed money)을 주고 창업 관련 이슈나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 창업수업을 말한다. 수강 이후 창업동아리, 창업장학금, 창업휴학제 및 창업대체학점제 등을 통해 실제 창업으로 이어진다.

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기반 창업' 프로그램을 개발 및 추진하고 있다. 전공 간의 실질적 연계를 지원하고, 기술설명회, 기술교류회 등으로 지식전달과 인력교류를 꾀한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행하는 여성특화형 실험실창업혁신단 사업 전담기관으로 선정돼 창업교육 및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교내 창업지원금을 크게 늘리고 창업휴학제도를 도입해 아이디어만 있다면 비즈니스 스타트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학교 수업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라운지와 용산전자상가의 크로스캠퍼스에서 학교-창업기업-온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교육도 하고 있다.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의 조정열 교수와 학생들은 신세계푸드와 편의점 냉장 디저트 개발 프로젝트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 2014년 기업에 기술이전 3건서 3년만에 10건으로 늘며 급성장

대학 재정 안정화와 기술 자립 이슈 등 다양한 대내외적 요소로 인해 산학협력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숙명여자대학교는 실험실 내 연구 성과를 산업계로 확산시키는 기술이전에 앞장서고 있다.

◇엔드게임 방식의 신(新) 산학협력 메커니즘 도입

숙명여대는 2014년에 기술이전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당시 연간 기술이전 계약 건수는 3건, 기술료는 약 7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년이 흐른 2016년에는 기술료 14억 원을 달성해 무려 200배 성장했다. 2018년에는 교육부의 창의적자산실용화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대학기술을 검증하고 시제품까지 제작하는 등 산학연관을 위한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

단시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기술사업화센터를 설립하고 전담인력을 충원하는 등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한 학교 차원의 노력이 있었고, 엔드게임 방식(기업이 최종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먼저 정한 후 역순으로 필요사항을 찾아가는 방식)의 신(新) 산학협력 메커니즘을 도입한 것도 큰 성공 요인이었다.

설원식 산학협력단장은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는 교수에게 이를 원하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기존 방식은 상대적 후발주자인 우리 대학과 맞지 않는다"고 말하며, "우리 대학이 강점을 보이는 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어떤 기술을 원하는지 알아보고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교수를 매치하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최경민 화공생명공학부 교수가 화장품 개발업체와 체결한 '금속유기 구조체를 이용한 기능성 물질 흡방출' 기술이전 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이전 전담 직원이 여러 차례 기업을 방문해 필요한 기술에 대해 다각도의 상담과 보완을 지속하면서 대형 기술이전에 성공한 것이다. 설 단장은 "기업의 최종 수요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이전 성공률이나 만족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신설된 공대와 기존 전공과의 시너지도 큰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4년 차를 맞이한 공대는 지난 3년간(2016 ~2018) 전체 기술이전액의 20%에 해당하는 수입료를 기록하며 기술이전에 대한 학내 전반적인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인문사회 및 예체능 계열에서도 아이디어 특허와 기술이전을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 신세계푸드의 편의점 냉장디저트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홍보광고학과 재학생들이 우수한 결과물을 발표해 이례적으로 학생 1인당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대 특성 살린 젠더 기반 융복합 연구 추진

숙명여대는 여대로서 유일하게 교육부 창의적자산실용화지원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특화형 실험실창업혁신단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 차이로 인한 패턴을 분석해 대안을 만드는 연구기관 '젠더이노베이션센터'를 설치해 젠더 기반 융복합 연구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설원식 단장은 "약을 개발할 때 남성에게 맞는 정량과 여성에게 맞는 정량이 따로 있듯이 젠더에 기반해서 바라볼 때 연구해볼 수 있는 과제가 산업계 전반에 많이 있다"며 "젠더이노베이션센터가 그러한 연구의 허브기관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최근 수요가 많아진 건강기능식품 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갱년기 예방 및 치료 소재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부터 여대마다 보유하고 있는 관련 특허기술을 분석하는 중이다. 이를 토대로 향후 젠더이노베이션센터와 연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여대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오픈할 미래기술융합 ICC센터는 연구시설이 미비한 기업이 직접 입주해 애로기술을 연구하고 해결하는 기업연계형 산학공동기술개발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나아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과 여성기업으로 기술이전 대상을 확대하고 특히 지역사회 기업에 기술이전, 숙명기술지주회사㈜를 통한 투자까지 확대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산학협력 생태계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설원식 단장은 "우리 대학은 산학협력 인프라가 부족한 대학들을 대상으로 산학협력 인식 제고 및 성공사례 발표를 통해 산학협력 강소대학 모델을 제시하고 타 대학과 경험을 공유하는 페이스메이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