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농구와 배구가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으로 인기 몰이를 노리고 있다. KBL(한국농구연맹)과 KOVO(한국배구연맹)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각종 명장면은 물론, 선수들의 코트 밖 모습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팬들이 선수들을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레전드'들이 영상이나 웹툰에 등장하기도 한다.

◇유튜브에 이어 웹툰까지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님 득점, 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님 서브에이스 나왔네요."

국내 프로농구·프로배구가 뉴미디어를 활용해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허재 전 감독과 홍기환 KBL심판부장이 출연한 KBL TV의 한 장면, 배구 웹툰 '네트를 넘어 V' 섬네일과 김연경 편, KOVO TV에 출연한 KGC인삼공사 오지영(왼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

배구 올드 팬들은 옛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보며 추억을 되살린다. KOVO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코보티비'는 최근 'V리그 탑골공원'을 선보이고 있다.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옛날 경기 중계를 재방송하는 것이다. 10~20년 전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유튜브에서 새롭게 화제를 모은 것에서 착안했다.

코보티비는 주간 명장면을 담은 '위클립', 경기의 중요한 순간을 코트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배구장 1열' 등 배구 관련 콘텐츠뿐 아니라 '구단버스 대탐방' '코보티비다이어리(코다리)' 등 선수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도 소개하고 있다. KOVO 관계자는 "중계 카메라가 담지 못하는 선수들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KOVO는 또 배구 만화 '네트를 넘어 V'를 제작해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하고 있다. 스타 선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배구 역사, 상식도 전한다.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을 다룬 1~2회는 조회 수 30만을 돌파했고, 19일 김세진 전 OK저축은행 감독편을 두 번째로 시작했다.

◇현역·은퇴 선수 총출동

농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의 플레이는 'KBL TV'를 통해 볼 수 있다. 최근 방송에서 활발하게 예능 활동을 하는 허재 전 KCC 감독이 중국 음식점에서 과거 '악연'이 있던 심판(현 KBL 심판부장)과 만나며 놀라는 영상은 조회 수 수십만을 기록했다. 허 전 감독이 2013년 경기 중 이 심판에게 "이게 블락(블록슛)이야?"라고 항의하는 장면은 '불낙(불고기·낙지)' 요리로 패러디되면서 유명해졌다.

현역 선수들도 '퇴근길에서 생긴 일(선수가 경기 후 전하는 뒷얘기)' '전지적 선수시점(지난 경기 영상을 보며 상황 설명)' 등에서 입담을 뽐낸다. 농구 심판이 논란이 됐던 판정을 선수에게 설명하는 '크블(KBL) 미스언더스탠드(오해하다)'도 눈길을 끈다. KBL 관계자는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선수들이 이젠 먼저 카메라를 찾는다"고 했다.

◇"젊은 세대 인기 되찾겠다"

KBL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KBL TV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은퇴 선수나 유튜버 등 유명인을 더 섭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 생중계 시청자 수가 10% 이상 늘어난 이유에 대해 "지난 시즌 시작한 여농티비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KOVO 관계자는 "팬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기 위해 뉴미디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V리그는 1라운드 평균 시청률을 0.85%까지 끌어올렸고, 지난 8일 GS칼텍스와 흥국생명 경기에선 지상파 중계에 힘입어 2.02%를 기록했다. KBL은 올 시즌 2라운드 평균 관중이 전년 대비 24.3%, 인터넷 중계 최대 동시 접속자(KBL 자체 집계)는 56.3% 증가했다. WKBL도 1·2라운드 관중이 지난 시즌보다 23%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