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실패한 건 총리 직속의 정부기관인 내각관방(内閣官房)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19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내각관방은 아베 신조 총리를 직접 보좌하며 우리나라의 총리실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일본의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이날 산케이는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싸고 총리 관저(내각관방)와 각 부처간 연계가 부족한 점이 부각 되고 있다"며 "추가 감염 확대를 막지 못하면 도쿄올림픽 운영에 불안이 남을 뿐 아니라 경기도 악화할 수 있어 아베 신조 정권의 위기관리 체제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친(親) 아베 성향 매체로 분류되는 산케이는 그동안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를 주로 보도해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산케이에 "내각관방의 대책실이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내각관방은 각 부처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후생노동성에서 파견된 의료면허를 가진 간부가 있기 때문에 지휘 명령 계통을 일원화할 수 있는데 이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 우한에 전세기를 보낼 때도 주무부처인 외무성과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외무성이 집권 자민당 간부에게 전세기 1편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은밀하게 전하자, 관저에서 격노했다는 것이다. 한 외무성 간부는 "전세기 파견과 관련해선 관저에서 물밑 조정을 했고, 외무성은 대부분 '사후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전세기로 귀국한 일본인들이 바이러스 잠복기 동안 대기할 시설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도 관저가 전세기를 띄우는 것 자체에 지나치게 집중해 귀국 후에 어떻게 이들을 관리할 지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산케이는 보도했다.

산케이는 코로나19 감염자가 500명 이상으로 불어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와 관련해 미국, 캐나다 등이 자국민을 데려 갈 전세기를 파견한 것에 대해선 "각국에선 일본 의료체제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선내 감염이 확산 되면서 '일본의 대응은 카오스(혼란)', '제2 감염의 중심지'라고 비판 받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를 입항시킨 건 실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