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이 1년 전보다 4.5% 증가했다지만 실제 조업일 평균 수출은 11.7% 감소했다. 문제는 이것이 시작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1일 현재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나라가 81국이나 된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무역 의존도가 높은 개방경제다. 사람도, 물자도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해외 비즈니스가 핵심 경쟁력이자 우리 경제 그 자체이다. 그런 나라가 세계로부터 고립된 섬처럼 된다면 그 결과가 뭐겠나.

이미 기업들의 해외 출장은 거의 다 취소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전체 휴대폰 생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연 1억5000만대를 만드는 베트남 공장에 매달 직원을 보내 업무를 진행해 왔는데 베트남의 한국인 입국 금지로 베트남 출장길이 막혔다. LG 디스플레이는 작년에 준공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에서 이번 달부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었는데 출장 간 직원들이 격리 조치되고 양산 일정 자체가 늦춰지게 됐다. 이스라엘에서 예정됐던 한국 스타트업 투자 유치 회의도 취소됐다. 신제품 출시가 미뤄진 기업이 있는가 하면, 한국산 설비를 수출했는데 한국인 기술자들이 입국 금지되는 바람에 수출 계약에 심각한 차질을 빚은 기업도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이런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중국과 '운명 공동체'를 자처하다 세계 9위 무역 대국 한국이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초유의 처지에 놓였다. 지금으로선 코로나 사태의 빠른 수습이 제일 시급한 경제 대책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