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에게 필수적인 일회용 전신 방호복(레벨D 방호복)도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대구와 경북 현장에서는 부족한 형편이다.

방역 당국은 "방호복 공급 자체가 모자라지는 않지만 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었는데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1일 복지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의료진에 방호복 58만장을 배포했고, 이후 26만장을 추가 확보했으며, 계속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방호복의 경우도 메르스 사태 당시 지침에 따라 착용하고 있지만, 과잉 대응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침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피부로도 침투 가능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준해 적용돼 모든 대응 과정에 전신을 감싸고 고글을 쓰는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우한 코로나는 공기 감염도 아니고 비말(飛沫·침, 콧물 등 미세 물방울)로 감염되기 때문에 에볼라와 다르다. 이런데도 확진자 물품 이송까지도 방호복을 입고 하고 있어 부족 현상이 빚어진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에서는 "레벨D 방호복이 최선이긴 하지만, 비말 감염에 맞는 방식으로 미세 조정은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울러 방호복과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병원과 의료진에 우선 공급되도록 정부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설명과 달리 방호복 부족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스크와 마찬가지로 중국으로 대거 반출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에서는 '방호복 및 방열복' 약 101t이 해외로 수출됐다. 그중 100t이 중국으로 갔다. 업계에서는 거의 전부가 방호복이라고 보고 있다. 우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이던 작년 12월 해당 항목 수출량은 '0t'이었기 때문이다. 시중 방호복 1벌당 무게는 약 195g 선. 약 51만벌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방호복 수급 담당자는 "메르스 사태 후 약 100만장씩 재고를 비축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 말은 다르다. 방호복 국내 생산업체는 사실상 중소업체 1곳뿐이며, 규모가 큰 수입 업체가 6~7곳인데 수급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 방호복(레벨D 방호복)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이 감염 예방을 위해 착용하는 개인보호장비다. 레벨D 방호복은 전신 보호복과 덧신, 장갑, 고글, N95 마스크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