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자가 11일 오후 100명 가까이로 늘었다. 콜센터의 근무 환경으로 볼 때 확진자가 얼마나 나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는 이제 큰불은 잡혀가고 있다. 반면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잔불을 방치하면 결국 큰불이 된다. 서울은 대구보다 인구가 4배, 경기도는 5.5배, 인천은 1.2배다. 인구 2600만이 모인 곳에서 집단감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폭발적 증폭'으로 치달을 수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콜센터 직원들은 대부분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했다고 한다. 콜센터 인근 2개 지하철역은 하루 이용객이 10만명을 넘는다. 적어도 열흘 넘게 서울·인천·경기도를 오가는 지하철·버스에서 2차 감염이 일어났을 수 있다. 콜센터만이 아니다. 중국에 문이 열려 있었던 상황에서 지금 현재 전국 어디서 무슨 상황이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대구는 사태 초기부터 병상·의료장비·의료진 부족에 시달렸다. 병실이 없어 환자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속출했고 지금도 1000명 넘는 경증 환자가 집에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은 병원이 많이 있지만 이미 입원실은 꽉 차 있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확진자들이 쏟아질 경우 대책은 있나. 경증 환자들을 수용할 생활 격리 시설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설마'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요즘 서울시는 실질 방역보다 '코로나 정치'에 더 열중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 열의를 방역 현장에 쏟아부어야 한다. 일단 검진 규모부터 대폭 늘려야 한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에 있는 206곳 선별진료소를 총동원해 사소한 증상이라도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