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비례정당 당선자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했다. 검찰·언론 '개혁'을 거론하며 "부패한 무리의 더러운 공작" "사악한 것들"이라고도 했다. 최 당선자는 조국씨 아들 입시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얼마 전에는 비서관 시절 비상장 주식(액면가 1억2000만원)을 보유해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민변 소속 변호사는 "(인사 검증하는) 공직기강 비서관이 (주식 보유 승인) 절차도 몰랐나"라고 했다. 최 당선자와 같은 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황희석 전 법무부 국장은 검찰을 겨냥해 "망나니들이 칼춤을 추고 있다"고 비난했다. 총선 압승 이후 여권에선 "윤석열은 사실상 식물 총장" "촛불 시민이 (윤 총장) 거취를 묻고 있다" "검찰 정리"라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이나 여권 연루설이 제기된 라임·신라젠 비리 의혹 등을 파헤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면 도둑이 포졸 때려잡는 세상으로 바뀌는 건가.

친여(親與) 성향의 한 시인은 "(야당이 이긴)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시는 게 어떨지"라고 했다. "눈 하나 달린 자들의 왕국"이라고도 했다. 야당 후보를 뽑은 송파을에 대해선 "천박한 유권자들"이라고 했다. 선거에서 상대 당에 표를 줬다고 친일파·외눈·천박 딱지를 붙인다. 친여 네티즌들은 탈북자 태영호 당선자(강남갑)를 집중적으로 조롱하고 있다. 북한식 발음을 흉내 내며 강남 지하철역을 '력삼력(역삼역)', 지역 아파트는 '푸르디요(푸르지오)' 등으로 바꿔 불렀다.

선거 압승 후 여권에서 쏟아져 나오는 막말과 조롱 속에는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과 경멸이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저들 눈에는 야당에 표를 준 1200만 국민이 전쟁에서 패한 적군 포로들로 비치기라도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