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작년 11월 6일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4차 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축 방안을 제안·논의했다고 20일 (현지시각) 밝혔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 차관은 이날 아시아태평양미디어허브 특별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며 “EPN은 세계에서 생각을 같이하는 국가, 기업, 시민사회들로 구성되며 민주적 가치에 따라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한·미) 국민은 신뢰받는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한 공동의 가치를 공유한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작년 5월 우리 정부에 ‘반(反)화웨이 캠페인’ 동참을 요청했고, 작년 11월에는 한·미 간 글로벌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이번엔 코로나 사태로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경제 블록 결성에 동참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외교부는 “EPN에 대해 들어서 알고 있지만, 아직 초기 구상 단계이며 구체적 요청은 없는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향후 미국의 압박이 본격화할 경우 한국에 막대한 외교·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가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미 정부가 EPN을 포함해 다양한 구상을 검토 중인 것을 우리 정부도 잘 알고 있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PN 동참 여부에 대해선 “아직 이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