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조절하는 뇌 신호전달 연구, 뇌종양 치료 부작용 최소화 연구,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성간물질 연구….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388억5000만원을 연구비로 지원할 과제 중 일부다.

삼성전자는 4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올 상반기부터 지원할 연구 과제 28개를 발표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를 설립하고 과학 기술을 육성·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에서 연구를 지원할 과제를 선정해 지원한다. 1년에 한번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기초과학 분야 201개, 소재 분야 190개, ICT 분야 198개 등 총 589개 연구 과제에 758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올해는 기초과학 분야 14개, 소재 분야 8개, ICT 분야 6개 등 총 28개 분야 연구를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 상반기엔 국내 대학 소속의 외국인 연구자 2명이 제안한 연구 과제도 선정해 국적에 관계없이 우수한 연구진을 발굴·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주 성간물질 연구하는 유니스트 토마스 슐츠 교수.

◇비만·당뇨 치료 돌파구될 포만감 연구

삼성전자의 연구 지원으로 다양한 주제가 집중 연구될 예정이다. 서울대 화학부 김성연 교수는 사람이 음식물을 먹으면 느끼는 포만감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포만감은 음식물이 소화기관을 자극하며 발생하는 화학적 자극과 음식물이 소화기관을 팽창시키며 전달하는 물리적 자극에 따른 것인데, 최근 화학적 자극과 관련된 신경 회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김성연 교수 연구진은 이보다 한 발 나아가 물리적 자극을 담당하는 신경 회로 관련 인자를 찾아낼 예정이다. 이 연구는 식욕 조절을 통한 비만·당뇨 등 치료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스트(UNIST) 화학과 토마스 슐츠 교수는 레이저를 이용해 별과 별 사이의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성간물질의 구조를 연구할 예정이다. 이 연구가 완성되면 별의 탄생과 사멸 등 은하의 진화를 알 수 있어 우주의 비밀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종양 치료 관련 연구하는 서울대 최영빈 교수

◇차세대 광원 연구, 뇌종양 치료 연구 등도 지원

소재 분야에서도 차세대 광원, 배터리 소재 등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과제를 지원한다.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박홍규 교수는 양자암호통신의 기초가 되는 광자(빛 입자)를 생성하는 광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 연구는 양자암호통신 등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CT(정보통신) 분야에서도 뇌종양 치료, 차세대 이미징, 인공지능 등 6개 과제가 선정돼 지원을 받는다. 서울대학교 의공학과 최영빈 교수는 뇌종양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연구진은 뇌종양 치료액, 치료액을 종양에 이동시키는 전기장치, 치료액의 속도와 양을 제어하는 딥러닝 알고리즘 등 종합적인 치료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연구 개발 투자와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며 “분야에 관계없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도전적인 아이디어와 인재를 발굴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이런 변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