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7함대의 훈련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본격적인 패권 경쟁을 선언하고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군사 압박을 지속하고 있지만 준비 부족과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탈제조업 여파로 해군은 전력 증강을 위한 전함을 만들 부품 수급에서조차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중국 해군엔 수적으로 크게 밀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는 동남아 국가까지도 대중압박에 적극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퍼듀 상원의원 “미 해군 중국에 추월당할 우려”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왼쪽)이 군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상원군사위 소속 데이비드 펴듀 미 상원의원(공화)은 29일(현지시각)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뉴스의 기고문에서 “지금 이 세상은 내 생애의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며 “그러나 현재 미 해군은 경쟁자들에게 추월당한 위험에 처했다”고 했다.

퍼듀 상원의원에 따르면 미 해군은 현재 300척 수준인 함정을 2034년까지 355척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매년 310억 달러의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워싱턴의 정치인들은 이에 대한 일관된 자금 지원을 하지 못했다”며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퍼듀 상원의원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미 국방부는 미국에서 전체적으로 2만개 이상의 부품 공급자를 잃었다”며 “이는 현재 미국에 기반을 둔 조선 부품업체는 한 곳 뿐이고, 나머지 부품은 모두 해외에서 수입해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배를 만들 예산도 부족하지만, 해군 함정을 만들 부품도 미국 내에서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현재도 350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고 2034년까지 425척의 함정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이 355척을 만든다고 해도 여전히 70척 이상 부족한 것이다. 퍼듀 상원의원은 테오도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좋은 해군은 평화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이란 말을 인용하며 “지금 당장 조선업을 지원하지 않으면 자식과 손녀에게 물려줄 세상은 더욱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두테르테 “코로나 백신 주면 남중국해 양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군사압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필리핀이 먼저 코로나 백신을 획득하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도, 우리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은 무기가 있고 우리는 없다”며 “그래서 간단하게 말해 중국이 그 부동산(남중국해)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코로나 백신을 주면 남중국해를 중국에 양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비슷한 사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수시로 중국과 남중국해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을 거론하면서 “이와 관련한 모든 중국의 조치는 불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중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스스로를 “남중국해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발을 빼고 있다.

베트남만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 협력, 번영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공동의 목표”라고 했다. 베트남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생산기지를 이동할 경우 가장 혜택을 보는 곳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