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통치’에 대해 “북한과 같은 신정(神政) 체제에서 1인 영도자의 지도력을 대신해 위임 통치한다는 말은 모순이고 있을 수 없는 말”이라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취임 후 첫 데뷔 무대였던 국회 정보위에서 전날 국정원이 보고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장성민 이사장

장 이사장은 20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는 딱 두 가지 사태가 발생했을 때만이다. 첫째, 김정은이 병상에 누워서 더 이상 통치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을 때이고, 둘째 쿠데타에 의해 실권을 했을 경우”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을 제기한 것이다. 장 이사장은 지난 4월에도 중국 고위층을 인용해 김정은 위독설을 제기했었다.

장 이사장은 “일전에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 정통한 중국 라인에 따르면 사실상 김정은이 코마 상태고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를 대신할 완벽한 후계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며, 그렇다고 장기적으로 국정 공백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 공백을 김여정을 내세워 조금씩 보강해 나가려는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 이사장은 또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120일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은 건 김정은의 건강이 그만큼 위독한 상태에 빠진 것”이라며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역시 막후에서 북한의 국정 전반을 다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장 이사장은 ‘통치 스트레스를 경감하기 위해 권한을 위임한 것’이라는 국정원의 국회 보고 내용과 관련해선 “김정은의 나이가 지금 37세에 불과하다. 이제 9년밖에 통치하지 않은 젊은 지도자에게 무슨 통치 스트레스가 쌓였겠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