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농심이 최근 스마트팜과 비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대 젊은 소비자를 불러 모으는 각종 시도도 계속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강화하고, 젊은 감각으로 신사업에 뛰어드는 이른바 ‘뉴(New) 농심’의 모습을 소비자에게 각인하기 위한 시도다.
◇성수동 ‘핫플’… ‘신라면 팝업 스토어’
농심은 지난달 서울 성수동에서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라는 이름의 임시 매장을 운영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가상으로 운영하던 식당 ‘신라면 분식점’을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구현한 것이다. 농심이 신라면을 주제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에 나선 건 1986년 신라면 출시 이후 37년 만이다.
이곳에서 소비자들은 농심의 대표 제품 ‘신라면’을 직접 끓여먹을 수가 있었다. 기존 신라면보다 3배 매운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도 맛볼 수 있었다. 시식은 총 6회, 한번에 20명씩만 들어올 수 있었다. 신라면 봉지 모양 키보드 커버, 스마트폰 그립톡 같은 굿즈도 팔았다. 20~30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응은 뜨거웠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관련 게시글이 600여 개가 등록됐다. 지난달 9일부터 지난 8일까지 2만6000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1000명 가까운 방문객이 몰린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매일 문 열기 30분 전부터 줄을 설 정도로 인기였다”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화제를 모았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중동 오만과 스마트팜 공급계약 체결
농심은 작년 7월 중동 오만 정부와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0만달러(약 2억7000만원)로 40피트(ft) 컨테이너 2동을 수출하는 계약이다. ‘식량 안보’가 정부의 주된 과제 중 하나인 오만이 재배 설비, 환경 제어 시스템 같은 자체 기술을 갖춘 농심을 택한 것이다.
농심은 농산물 품종 연구를 목표로 1995년부터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해왔다. 2008년 안양 공장에서 수직 농장을 만들고 스마트팜 설비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2018년에는 사내 스타트업 형태로 별도 사업팀(닥터팜)을 구축했다. 안양 공장 내 60평형의 특수 작물 재배 시설과 200평의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도 만들었다.
농심 스마트팜의 핵심 기술은 ‘광(光) 설계’에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적색, 녹색, 청색, 원적색 같은 광의 조합에 따라 작물의 생육 속도와 유용 물질의 함량이 달라진다”며 “작물별 최적의 광설계를 하는 것이 농심 스마트팜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최근 중동 오만 정부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카타르와 UAE같이 식량 자급률이 낮은 중동 지역에 스마트팜 기술 수출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비건 파인다이닝 ‘포리스트 키친’
농심이 작년 4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연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도 젊은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레스토랑 예약 애플리케이션 ‘캐치테이블’에서 고객들이 ‘포리스트 키친’에 남긴 평점은 5점 만점에 4.7점. 작년 서울시가 발표한 ‘2022 테이스트 오브 서울(Taste of Seoul)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작년 연말부터는 와인 리스트를 강화하고 유명 레스토랑 와인 디렉터 경력이 있는 소믈리에와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얼로케이션(allocation) 와인같이 희소성이 높은 와인도 마련했다.
올봄엔 메뉴를 새로 개편한다. 작년 벨기에 미쉐린 그린스타 오너셰프와 손잡고 스페셜 메뉴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도 국내외 유명 셰프와 협업해 신 메뉴를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