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SK부스 관계자들이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저전력 반도체에 적용된 탄소 감축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 SK 제공

SK가 그룹 내 친환경 사업 분야 연구·개발(R&D) 인력과 역량을 결집하는 대규모 연구 시설을 새로 만든다.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그린 비즈니스 신기술 개발을 전담할 R&D 인프라 조성에 나선 것은 SK가 처음이다.

◇부천에 그린 테크노 캠퍼스 추진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경기도 부천시와 손잡고 부천 대장신도시 내 약 9만9000㎡(약 3만평)에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7개 관계사의 친환경 기술 연구 개발 인력 등 3000여 명이 근무할 ‘SK 그린 테크노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부천시도 SK와 업무 협약을 맺고 “각종 인허가와 인프라 지원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룹 전체 차원에서 ‘넷제로’ 조기 추진을 강조했다.

SK 그린 테크노 캠퍼스는 부지 등이 확정되면 2025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7년 초 문을 열 예정이다. SK는 전체 면적 약 19만8000㎡(6만여 평) 규모로 지어질 해당 시설 조성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곳에는 SK이노베이션 외에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 E&S, SKC, SK머티리얼즈 등 총 7사의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 저감 및 포집,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친환경 기술 개발 부문이 입주하게 된다.

SK 관계자는 “그린 테크노 캠퍼스가 문을 열면 급증하는 그린 기술 개발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관계사들의 기술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최적 배치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테크노 캠퍼스에서 중점 연구할 기술 분야는 크게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환경 설루션이 꼽힌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부문에선 배터리(2차전지·2차전지 소재·차세대 전지)와 수소 관련 기술을 주로 다루고, 환경 설루션 부문은 배터리 재활용,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에너지 설루션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나노 소재 등 친환경 기반 기술, 저전력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유망 친환경 기술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SK는 그린 테크노 캠퍼스와 함께 대전 유성구 SK대덕연구단지에도 배터리 실험 및 품질 검증, 친환경 소재·기술 실증 기능을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SK, 그룹 전체가 ‘넷 제로’ 조기 추진

SK는 2020년 국내 최초로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에 가입하고, 2021년 그룹 전체가 ‘넷 제로(Net Zero·탄소 중립) 조기 추진’ 선언으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 혁신에 앞장 서 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0년부터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등 각종 행사마다 “그린 사업 전략을 택한 관계사들이 결집해 전략을 실현할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찾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SK는 2020년 관계사 CEO들의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하고, 그룹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R&D 거점 구축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도 기업으로서 친환경 사업을 하는 관계사들의 R&D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높이자는 목적에서 그린 테크노 캠퍼스 조성이 추진됐다.

이성준 SK그린연구소추진단장은 “각지에 분산된 그룹의 친환경 연구 개발 역량을 모으는 그린 테크노 캠퍼스가 조성되면 ‘넷 제로’ 달성을 위한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