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을 위한 조선일보 주최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 7 행사가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잔디 광장에서 열렸다.
이 캠페인은 올해로 7년째다. 특히 올해는 새롭게 제정한 ‘아이가 행복입니다 AWARDS(어워즈)’를 시상했다. 조선일보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출산·양육에 모범이 되는 기업과 민간 단체, 지자체 등 11곳(민간 7곳, 공공 4곳)을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이날 행사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본지 방준오 사장, 홍준호 발행인 등이 참석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AWARDS’는 민간·공공 부문에서 출산 장려, 돌봄 지원, 환경 조성 세 분야로 공모 후 심사를 진행했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를 심사위원장으로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심사에 참여했다.
이날 포스코는 민간 부문 출산 장려 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포스코는 ‘임신기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재택근무 적용 대상을 난임 치료 중인 여직원,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둔 남자 직원까지 확대했다. 난임 치료를 위한 휴직을 1년까지 허용하고, 난임 시술 비용도 최대 1000만원 지원한다.
수상 기업 중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포함됐다.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 기업인 크몽도 이날 ‘환경 조성’ 분야(민간 부문) 대상을 받았다. 크몽은 2017년 주 35시간제(하루 7시간 근무)를 시행한 데 이어 2019년 7월 재택근무 제도를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때 주 5회 재택근무를 하다가, 주 4회로 정착시켰다. 현재 직원 150여 명 중 70% 이상이 주 4회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소재 인공지능(AI) 보안 업체 슈프리마도 민간 부문 ‘출산 장려’ 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기업 직원은 200명이 조금 넘는다. 작년 10월 기준 직원들의 평균 자녀 수는 1.5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 0.72명의 두 배가 넘는다. 이 회사는 1인당 최대 5억원까지의 ‘무이자 주택 대출’을 해준다. 매일유업도 ‘출산 장려’ 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매일유업은 난임 시술비를 무제한 지원하고 있고, 최고 1000만원의 출산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민간 부문의 ‘돌봄 지원’ 분야에선 HD현대, 하나금융그룹이 대상을 받았다. HD현대는 유아 교육 지원금을 3년간 1800만원 지급하고, 사내 어린이집을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주말·공휴일에도 문을 여는 전국 50개 ‘365일 어린이집’에 재정을 지원해 해당 지역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도 민간 부문 ‘환경 조성’ 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2008년부터 16년간 정부와 함께 ‘저출산 인식 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공공 부문 수상 명단엔 충청북도(환경 조성 분야)가 이름을 올렸다. 충북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출생아 한 명당 1000만원의 출산·육아수당을 도입했다. 충북도는 지난해 출생아 수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했다.
서울시와 김포시, 아동권리보장원도 공공 부문에서 대상을 탔다. 서울시(출산 장려 분야)는 서울 거주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시중의 반값 이하로 장기 전세 주택을 공급하는 ‘미리내집 사업’을 시행 중이다. 김포시(김병수 시장)는 어린이 돌봄 센터를 19개소 운영하고, 국공립 어린이집도 18개 확충해 ‘돌봄 지원’ 분야 대상을 받았다. 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 돌봄 센터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환경 조성’ 분야 대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선 ‘31초 우리 가족 행복 담기 영상제’ 시상식도 진행됐다. 역대 최다인 5820점의 출품작 가운데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쌍둥이 부모 김지혜(36)·김태헌(38)씨 부부는 “3년간 육아를 하며 알게 된 건 부모만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부모도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사실”이라며 “아이와 함께한 즐거운 순간, 속상한 순간을 거치면서 부모로서 더 단단해졌다”고 했다.
최우수상은 경기 하남시의 박용집(45)씨, 경기 용인시의 이승상(41)씨 가족이 각각 받았다. 박씨 영상 작품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언덕에서 가족들이 차례대로 영상 프레임 안으로 뛰어드는 모습과 함께 “사랑이란 하나보단 둘, 둘보단 셋, 셋보단 넷”이라고 표현했다. 탁 트인 하늘 아래 활짝 웃는 가족사진으로 수상한 이씨는 “가을 하늘처럼 늘 푸르른 가족”이라며 “세 아이 낳고 키우느라 고생한 사랑하는 아내이자 엄마인 박혜정씨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우수상은 김세련(인천 동구), 조연정(대구 북구), 김혜민(경기 고양시), 천혜란(경기 오산시)씨 가족이 각각 받았다. ‘경남 의령군 10남매’를 키우는 박성용(50)·이계정(48)씨 부부는 아이들과 단체 음악 연주 영상으로 특별상을 받았다. ‘아빠 뽀로로와 등원하기’ 영상으로 특별상을 받은 경북 구미시 김이슬(31)씨의 남편 송치호(31)씨는 이날 수상 무대에도 대형 뽀로로 인형 옷을 입고 나와 박수를 받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지난 7월 출생아 수가 12년 만에 증가했고, 혼인 건수도 늘었다”며 “정부는 이를 마지막 골든타임이라 믿고 놓치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혼은 손해, 출산은 저주’라는 일부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과거라면 주저했을 파격적 (저출생 대응) 방안도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라고 했다.
최태원(SK그룹 회장)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수상 가족·단체와 함께 한 행사 오찬에서 “예전에는 4인 가족을 기본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1인 가구가 35% 이상으로 가장 많다”며 “‘아이가 행복입니다’ 캠페인을 통해 4인을 넘어 5인·6인 가구가 늘어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은 환영사에서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고, 최근에는 합계 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소식들도 들려오고 있다”며 “이 반등의 그래프가 다시 꺾이지 않고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 정훈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이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