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 원장이 환자에게 FIMS 시술을 하고 있다. FIMS는 만성통증을 잡는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졌다. /안강병원 제공

매달 카타르 군사령부 만성통증센터에서 진료하고, 전국으로 의료봉사를 떠나던 안강 교수. 그는 이제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의사와 대화하는 여자: 의대녀)을 통해 척추관절 질병과 만성통증에 대해 몰랐던 진실을 전달하는 만성통증의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통증 전문가’ 안강 교수에게 평소 독자들이 궁금해했던 만성통증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안강 교수와의 일문일답.

Q1 만성통증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만성통증은 쉽게 말해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이다. 기대수명이 100세인 현재, 국가의 노령화가 시작되면 만성통증은 수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다. 만성통증이 지속하면 통증뿐 아니라 우울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많은 의사가 만성통증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까진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만성통증을 정규과목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환자도 통증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하는데 이 같은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Q2 일반적인 통증클리닉은 많습니다. 하지만 만성 통증병원은 찾기가 어렵죠.

“보통 통증과 만성통증은 전혀 다른 병이다. 통증은 다쳤을 때 아픈 것을 말하지만, 만성통증은 다친 곳이 충분히 호전됐음에도 계속 통증이 느껴지는 것을 뜻한다. 엄지손가락을 쥘 때마다 손목 통증이 느껴지는 환자가 있다. 병원에서는 손목 힘줄이 부어 통증이 발생하는 ‘드퀘르뱅씨병’이라고 진단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은 새로운 세포가 나와 스스로 회복한다. 그런데 치료 1년이 다 되도록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만성통증’으로 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더는 손목의 문제로 생각해선 안 된다. 손목에서 뇌까지 연결된 신경회로의 문제로 봐야 한다. 신경회로가 손목이 계속 아프도록 ‘프로그래밍’된 것이다.

Q3 만성통증으로 뇌도 변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 뇌는 반복되는 것을 더 잘 받아들이도록 설계됐다. 아픈 것이 반복되면 척추를 비롯해 뇌까지 변한다. 이러한 현상을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사실 이 같은 습성 때문에 학습이 가능한 것이다. 반복되는 일을 단순히 더 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뇌의 여러 부위를 연결해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대단한 일을 해내기도 한다. 만성통증도 사실 뇌의 가소성으로 발생하는 것이지만 통증이 극심해진 경우에는 뇌의 특정 부위가 마르기도 한다. 현재는 뇌과학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에 만성통증이 신경회로의 변화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졌다.”

유튜브 ‘의대녀’ 캡쳐 화면. /유튜브

Q4 만성통증 환자들은 사지가 멀쩡한데 왜 아프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합니다.

“통증 전문가로서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꼭 만성통증이 찾아오는 건 아니다. 팔다리 장애가 생겼다고 동시에 만성통증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 몸은 손상되거나 갑작스러운 장애가 생겨도 결국 극복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만든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지나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에도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것이 만성통증이다. 만성통증은 아픈 부위가 전신으로 확대되거나 여기저기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Q5 교수님이 개발한 FIMS 치료법이 만성통증 환자들에게 주목받고 있지요.

“FIMS는 만성통증 원리에 충실한 치료법이다. 신경 가소성에 대한 치료는 자극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아픈 곳을 함부로 자극하면 더 아프거나 되레 신경 회로를 망가트릴 수 있다. FIMS는 특수제작한 바늘로 신경 손상 없이 통증 원인 부위를 자극해 자체 치유를 유도하는 치료법이며 정상적인 조직에 자극을 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힘줄이나 신경이 지나가는 곳이 엉겨붙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특수 바늘로 반복적인 자극을 가해 엉겨붙은 곳을 해제시켜야 한다. 오래된 통증은 한 번에 치료되지 않는다. 신경회로의 변화는 새로운 세포가 나와야 호전되거나 치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