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단계에 진입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의 변종(變種)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이하 델타 변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 전파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에 따르면 수도권 델타 변이 검출률은 지난달 둘째 주 2.8%에서 이달 첫째 주 26.5%로 급증했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사한 국내 확진자 1071명 중 델타 변이 감염자는 250명이었다. 최근 영국에서는 델타 변이 감염 증상이 기존 바이러스와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후각·미각 상실은 적은 편이었고, 두통·콧물·인후통 등 일반 감기와 유사한 증상들이 더 많이 보고됐다고 한다. 방역 당국은 관련 증상 발생 시 즉시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산세를 막기 위해 전 국민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말부터 내달까지 대규모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다. 국민들은 델타 변이의 위력과 함께 백신 접종의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백신 부작용은 발열·오한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부터 중증(重症)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까지 다양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3월 8일 “접종 후 어느 정도 불편한 증상이 있으면 ‘단일제제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게 적절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 특정 제품명을 언급해 한때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기존 백신은 델타 변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될까.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며, 해열진통제를 올바르게 복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최준용 내과학교실(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설명을 들었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부작용 완화를 위해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증상도 없는데 미리 먹는 건 좋지 않다"며 "(해열진통제 종류는) 특정 회사의 특정 제품만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단일제제와 복합제제 어떤 약이든 유사한 효과"라고 조언했다. /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Q. 델타 변이는 왜 발생하며 위력은 어느 정도인가.

A.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돌연변이가 자연적으로 끊임없이 생기기 마련이다. 델타 변이도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살아남아 기존 바이러스를 제치고 우세종(優勢種)이 되는 현상이다.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치사율이 특별히 더 높지는 않지만 전파력은 굉장히 강하다.

Q. 현재 접종하고 있는 백신이 델타 변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되나.

A. 기존 바이러스보다 ‘중화능(바이러스 무력화 능력)’이 떨어지는 건 맞다. 시간이 지나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기존 백신 효능은 더 떨어지게 된다. 그렇지만 지금 백신 접종한 사람들의 치명률이 확실히 낮아지는 건 맞다. 중증 예방은 어느 정도 되는 것 같다. 기존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게 중요한 이유다.

Q.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에는 무엇이 있으며 왜 발생하나.

A.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가 가진 항원을 우리 몸에 주입,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도해 면역을 만드는 것이다. 면역 반응 과정에서 염증 반응이 생긴다. 열이 나거나 오한이 들고 두통·근육통이 생기는 식이다. 드물게는 심근염(心筋炎), 희귀 혈전증(血栓症) 같은 치명적인 반응도 나타나는데 앞서 말한 ‘예측 가능한’ 증상들은 대증적(對症的)으로 치료해나가면 된다.

Q. 방역 당국은 부작용 개선을 위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복용을 권유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1일 권장량은 성인 기준 325~1000㎎인데 1정 기준 1일 증상별 추가 복용 시 고함량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나.

A.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가 비교적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라 주로 권장하는 편이다. 하루에 복용해도 안전한 용량의 범위가 넓은 약이다. 물론 어떤 약이든 과하게 복용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간(肝) 독성이 생긴다거나 이상 반응이 올 수 있다. 1정 400~500㎎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제제를 기준으로 1일 3~4알 정도 복용하는 게 안전하다. 한 알 먹고 약효가 안 들면 다시 한 알 더 먹는 식으로 복용하면 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증상도 없는데 미리 먹는 건 좋지 않다.

시중에 유통 중인 비타민 복합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제.

Q.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한 단일제제와 복합제제는 해열 및 진통에 동일한 효과가 있다. 여러 복합제제 중 어떤 성분이 복합됐는지에 따라 부작용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특이하게 비타민 성분이 포함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도 있다.

A. 단일제제나 복합제제나 이상 반응 우려는 크지 않다. 어떤 약이든 다 써도 된다. 특정 회사의 특정 제품만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발열과 근육통 등을 완화할 목적으로는 해당 성분이 들어간 어느 제품이나 동일하게 써도 된다. 열이나 몸살이 나면 몸도 힘들고 식사도 잘 못해서 (체력) 소모가 되는데, 체온 등이 안정화되면 컨디션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복합제제는 이상 반응을 경감시켜주는 다른 성분을 첨가해 만들곤 한다. 가령 비타민에는 통증 강도를 줄여주고 면역을 도와주는 성분이 있다. ‘게보린쿨다운·스파맥·휴펜 정(錠)’ 같은 복합제제는 해열 및 진통 효과 외에도 추가적인 이점(利點)이 있어 빠른 증상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