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의 간편함과 전통 솥밥의 영양·맛을 모두 갖춘 ‘햇반솥반’은 밥물부터 들어간 건강 재료까지 특별하지 않은 요소가 없다. 용기 또한 밥공기 형태로 업그레이드해 편리함을 더했다. /CJ제일제당 제공

“맨밥을 누가 슈퍼에서 사 먹겠어?”

1996년만 해도 ‘맨밥’을 슈퍼마켓에서 사 먹는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식탁의 기본인 ‘밥’은 밥솥에서 갓 지은 것이어야만 했다. 이렇게 ‘맨밥을 누가 굳이 장바구니에 담겠느냐’는 의구심 속에 ‘햇반’은 처음 ‘맨밥 사 먹는 시대’를 열었다.

CJ제일제당 측은 그 당시 사내에서조차 “맨밥을 누가 사 먹어?”라며 상품밥 출시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았다고 돌아본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넘어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한 햇반은 현재 연간 5억 개 이상 팔리며 우리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여행 갈 때, 밥 짓는 것을 깜빡했을 때, 편의점에서 갑자기 라면과 함께 밥 생각이 날 때 사람들은 이제 햇반을 찾는다.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데우기만 하면 금방 따뜻한 밥 한 공기가 뚝딱 탄생하는 모습에 감탄하던 것도 어언 25년 전의 일이 됐다.

◇3세대 햇반 ‘솥반’으로 특급 업그레이드!

25년이 지난 올해, 햇반이 또 한 번의 식탁혁명에 도전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6월, 즉석 영양 솥밥인 ‘햇반솥반’을 선보였다.

‘햇반솥반’은 ‘맨밥 사 먹는 시대’를 연 첫 번째 상품밥 ‘햇반’, 밥 품질을 높인 간편 대용식 ‘햇반컵반’에 이은 ‘3세대 햇반’에 속한다. ‘뿌리채소영양밥’ ‘버섯영양밥’ ‘통곡물밥’ ‘꿀약밥’ 등 모두 4종(種)이다. 버섯·무·계피 등을 달여내 풍미까지 더한 밥물에 버섯·연근·고구마·밤·호박씨와 같은 큼지막한 원물을 넣어 만들었다.

출시 전, 햇반을 처음 선보였던 25년 전처럼 우려가 나왔다. “전자레인지로 전문점에서 만든 가마솥밥의 맛이 나겠어?”라는 품질에 대한 물음표였다. ‘건강한 즉석밥’에 대한 니즈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즉석 솥밥 형태의 제품은 없었기에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시도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햇반솥반’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존 햇반과 달리 곡물이나 버섯·채소·견과류 등은 미생물이 생존할 가능성이 커 다른 생산 방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햇반은 쌀이 들어간 챔버 안에 고온·고압 스팀을 순간적으로 분사해 살균력을 높이는 ‘가압살균 공정’으로 생산된다. 그러나 ‘햇반솥반’처럼 다양한 원물이 들어가면 이 가압살균 공정만으로는 모든 미생물을 제어하지 못한다. 게다가 스팀을 가하면 쌀과 달리 점성이 없는 채소 등은 옆으로 튀어나가기까지 한다.

/CJ제일제당 제공

◇25년 전의 데자뷰… ‘걱정 극복’ 위한 남다른 노력!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을 지속했고, 혁신적인 살균 기술인 ‘신(新) 무균밥 공정’을 개발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설비·공정 라인도 새롭게 구축했다. 밥 짓는 과정에 ‘수분 함량 및 열처리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원물의 식감과 밥의 찰기까지 온전히 살렸다. 이를 통해 솥밥 전문점이나 집에서 갓 지은 듯한 밥맛을 구현할 수 있었다.

용기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햇반과 달리 집에서 사용하는 ‘밥공기 형태’로 만들어 취식 편의성을 높였다. 이는 ‘신 무균밥 공정’에 따라 한층 강화된 살균력을 확보함으로써, 용기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한 내용물까지 완벽하게 살균처리 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햇반솥반’은 ▲제품 ▲신 무균밥 공정 ▲제조 과정에 적용된 혁신적 기술 등 6건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집에서 즉석 솥밥까지 즐기는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햇반은 혁신과 진화를 계속해 앞으로도 대한민국 식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난의 상징이었던 잡곡밥

웰빙 열풍에 시장 규모 점점 커질 듯

‘잡곡밥’은 한때 가난의 상징이었다. 흰쌀밥 먹을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보리·콩·조 등 쌀 아닌 곡식으로 밥을 지어 먹었다. 거칠고 식감이 퍽퍽한 잡곡밥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먹어야 하는 상황은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고, “흰쌀밥과 고깃국 한 번 배부르게 먹는 게 소원이다”라는 유명한 문구까지 남겼다. 여전히 고령의 어르신들은 잡곡밥을 밥상에 내놓으면 어려웠던 시절이 떠올라서인지 질색하시곤 한다.

그러나 세대가 변하면서 잡곡밥의 위상이 달라졌다. 여전히 식감 면에서는 부드러운 흰쌀밥을 따라갈 수 없지만, 100% 쌀보다 섬유질과 필수 영양소 함량이 높아 건강에 최고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일부러 잡곡밥을 해 먹는 이들도 많다. ‘오곡’으로 흔히 불리는 쌀·보리·조·콩·기장으로 지은 ‘오곡밥’뿐 아니라 팥이나 수수·대추·밤·고구마 등 다양한 재료가 잡곡밥에 들어간다. 잡곡밥을 짓기 쉽게 다양한 비율로 섞어 1인용 등으로 소분한 상품도 대형 마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건강 해초의 일종인 ‘톳’이나 다이어트 식품 ‘곤약’ 등을 넣기도 하니 잡곡밥의 범위는 무한대로 넓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잡곡밥을 내세운 식품 시장 역시 다채로워졌다. ‘오곡’ ‘발아현미’ ‘찰잡곡’ ‘흑미’ 등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즉석 잡곡밥 제품들이 릴레이로 등장했으며, 전문 식당에서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인식됐던 ‘영양 솥밥’까지 출시된 것이 그 증거이다. ‘웰빙’ 열풍과 함께 건강족(族)들의 잡곡밥 사랑은 계속될 것이며, 시장 규모 역시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