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로봇 모바일(가동형) 인공관절 수술’에 성공한 인천 대찬병원 의료진. 왼쪽부터 정대학 대표원장, 조병채·오경일 원장, 이민수 진료총괄원장, 이세민 원장, 한상호 대표원장, 임석민 원장. / 한준호 C영상미디어 기자

닳아 없어진 관절을 인공 구조물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수술은 ‘1㎜의 전쟁(戰爭)’으로 불린다. 새 인공관절 삽입을 위해선 손상된 관절을 다듬는 과정이 먼저 이뤄지는데, 이때 뼈를 1㎜만 더 혹은 덜 깎아도 예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에 정확성을 높이고자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을 활용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인천 대찬병원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형 로봇인 ‘큐비스-조인트’와 가동형 인공관절 수술을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 대찬병원이 큐비스 인공관절 수술 후 3개월이 지난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82.7%가 ‘주변인에게 로봇 수술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수술 후 가장 좋아진 부분을 묻는 질문엔 ‘통증감소(55.1%)’ ‘다리 교정(17.2%)’ ‘빠른 회복(13.7%)’ 등의 응답이 나왔다. 로봇 수술의 만족도가 이토록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일, 인천 대찬병원에서 정대학 대표원장, 조병채·오경일 원장, 이민수 진료총괄원장, 이세민 원장, 한상호 대표원장, 임석민 원장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월요일 아침부터 병원에 사람이 많다.

“치료 효과가 확실하다는 입소문을 듣고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많다. 인천 지역은 물론 천안, 부산,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환자가 몰린다. 큐비스 로봇의 장점을 먼저 알아보고 일부러 대찬병원을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의사가 손기술에 의존해 수술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다는 점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는 무릎 축 정렬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허벅지 뼈인 골수강 내에 구멍을 뚫고, 수술 장비를 넣어 의사의 손기술로 정렬했다. 이때 미세한 오차로 인대, 힘줄, 근육 등 무릎 주변의 연부조직이 손상되면 환자가 수술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로봇의 도움을 받으면 실수 없이 정확하게 수술 할 수 있다. 우리도 로봇 수술을 진행할 때마다 정확성에 놀란다.”

―기존 수술과 로봇 수술은 회복 속도에도 차이가 있나.

“그렇다. 로봇 수술시엔 골수강 내에 구멍을 뚫지 않고 절삭해 출혈량이 적다. 출혈이 적으면 수술 부위가 덜 붓고 빨리 걸을 수 있다. 뼈를 뚫지 않으니 세균 감염 우려도 적다. 재활 속도도 두 배 이상 빠르다. 과거엔 70세 어르신이 수술 후 계단을 오르내리기까지 3개월 정도가 걸렸다.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6주만 지나도 ‘계단이 편하다’고 말한다.”

―이 같은 정확성은 환자 만족도로 이어졌다고.

“환자로부터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는다. 수술 후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걷게 되고, 통증 없이 다리를 쭉 펴고 잘 수 있게 돼 좋다는 말씀을 많이 주신다. 또 관절염 말기에는 다리가 휘어진 경우가 많은데, 로봇 수술로 다리가 반듯하게 교정돼 만족해하신다. 만족도 조사 결과, 65.4%의 환자가 수술 결과에 (매우)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다양한 기기 중 ‘큐비스-조인트’를 선택한 이유는.

“‘큐비스-조인트’는 완전 자동 로봇이다. 다른 로봇은 사람이 로봇을 잡고 수술 위치를 조정하지만, 큐비스-조인트는 의사가 전혀 손을 댈 필요가 없다. 사람 개입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의료진은 로봇 수술 도입을 위해 수년 전부터 노력했다. 의사들이 직접 주요 로봇 회사의 제품을 일일이 다 써보고, 선택한 게 바로 큐비스-조인트다.”

대찬병원이 사용하는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큐비스-조인트’는 지난해 6월 식약처의 인허가 승인을 받았고, 올해 유럽 CE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도 추진 중이다.

―사용하는 인공관절도 특별하다고 들었다.

“우리 병원에선 가동형 황금인공관절 제품을 주로 쓴다. 일반적인 인공관절은 고정형으로, 굽혔다 펴기만 가능하다. 가동형은 회전까지 할 수 있다. 걸을 때 방향 전환이 편하고 양반다리도 가능할 정도로 움직임이 부드럽다. 장점은 이뿐만 아니다. 일반 제품은 400g정도인데 황금인공관절은 180g이다. 티타늄 재질이라서 오래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수명이 10~15년인 고정형과 다르게 20년 이상 사용 가능하다. 니켈 함유량이 적어 금속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도 적다.”

―최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대찬병원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인공관절 수술 후 가장 중요한 건 재활이다. 수술이 잘돼도 재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찬병원은 수술 후 최장 1년까지 의사가 환자 한 명 한 명을 직접 관리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문 상담사가 매일 재활 운동을 안내한다. 또한 모든 의료진이 함께 연구소를 설립해 논문 작성 등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모바일 타입 인공관절 수술에 성공한 것도 그간 노력의 결정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