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해수림 펜트하우스 풍경. 4만평 대지에 단 74채만 짓는 설해수림은 각 객실마다 온천수가 공급돼 기존 여타 리조트와 차별된다. 3만여평의 소나무 숲을 정원삼아 지낼 수 있다. / 설해원 제공

21세기 최고의 사치는 자연이라 했던가. 거대한 빌딩 숲에 갇혀 컴퓨터의 열기와 싸우며 지내는 동안 어느 덧 우리는 마음 놓고 숨쉴 자유조차 놓치고 살고 있었다.

이번 코로나를 통해 안전하게 숨쉴 ‘권리’에 대한 논의가 여느 때보다 활발해 졌다. 최근 지구촌을 덮친 폭염·폭우·가뭄 등 연이은 기후 재앙을 겪으며 자연을 갈구하게 된다. 빌딩 속에 수직정원같이 자연을 조금이라도 들여놓으려고 하고, 최근 치솟는 마천루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목조 건축을 표방한다.

설해별담에서 보는 파노라마 전경. 반경 30km까지 조망권을 가졌다.
설해원 클럽하우스 야경. 설해원 클럽하우스엔 ‘구슬 할망’의 이수경 작가 작품을 시작으로 런던 올림픽 벽화로 유명해진 신타 탄드라가 선보인 ‘핑크 문’을 비롯해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 조지 콘도 등 작품이 들어서있다. 설해원은 특히 오는 2024년 설해코어를 통해 호텔과 콘도, 미술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술관은 설계와 건축은 영국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이 맡았다. 그는 미 샌프란시스코의 구글 신사옥 디자인에 참여한데 이어 뉴욕을 다시 건축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화제작 ‘베슬’을 선보인 주역이기도 하다.

그런 때에 만난 강원도 양양의 고급 리조트 설해원(雪海園)은 태고적 에덴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시대가 가장 요구하는 요소를 두루 갖춘 듯 했다. 자연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훼손을 줄이며 마치 천연 요새 같은 모양새였다.

◇자연을 확장하라…설해원 유니버스

천창으로 양양의 하늘이 들어와 설해원의 DNA와 조화되는 공간 설해별담 A타입.

설해원은 설악산의 설(雪)과 동해의 해(海), 그리고 동산 원(園)이 합쳐진 이름. 설악산과 동해를 품은 쉼의 정원이란 뜻이다. 자연에 대항하지 않는 인간의 겸손함은 설해원 입구를 장식한 거대한 캐노피에서 느낄 수있었다. 분명 웅장한 위용을 선사하고 있었는데, 거대한 목재로 된 방사형 구조물은 마치 처마같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만든 우산살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인간이 만들었지만 자연이 감싸안는 듯한 포근함. 나무가 대신해주지 못하는 그늘을 거대한 목재 자락이 펼쳐보이는 듯 했다. 그 밑은 물을 품고 있어 동해와 설악이 맞닿은 설해원을 알리는 작은 유니버스였다. 캐노피 구조에 일가견 있는 조호건축의 이정훈 건축가 작품. 그는 최근 ‘MMCA(국립현대미술관) 과천프로젝트 2022: 옥상정원’ 프로젝트에 당선된 주인공이기도 하다.

‘나무와산다’ ‘나무랄 데 없이 산다’! 국내 유일의 더블 레이어 중목구조인 설해별담 B타입.

‘보는 것이 믿는 것’(seeing is believing)이란 문장은 설해원을 두고 쓴 말인 듯 싶었다. 그간 숱하게 설해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도 ‘좋다’는 이야기만으로는 제대로 감이 오지 않았다. 세계적인 명성의 리조트는 대부분 비슷하다. 바다와 맞닿아 있거나 바다 위에 떠 있는 게 아니면, 가로 세로 몸집을 불려 마치 미로 탐험을 하듯 가도가도 끝이 없는 복도를 선보인다. 물론 복도 곳곳엔 금빛 장식이나 유명 작가의 그림으로 곳곳에 장식을 하고 거기에 소독제 냄새 폴폴 풍기는 거대한 실내외 수영장까지 거느리면 더할나위 없다.

설해원이 소박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설해원의 골프 코스는 국내 매체가 선정한 ‘한국 10대 코스’에 8회 연속 유일하게 선정된 명문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골프가 2030세대까지 인기를 끌면서 소셜 미디어 성지(聖地)가 되기도 했다. 골프장에 걸맞는 고급형 리조트로 지난 2018년 오픈한 설해 온천과 마운틴 스테이는 설해원 유니버스의 시작이다. 편백나무 향이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배어있었다. 90객실의 설해 온천의 나무로 된 마감재는 통일성있게 배치됐다. 시선을 거스르지 않고, 콘크리트 빌딩 안인데도 마치 숲 속 통나무 집에 와 있는 듯한 안락함을 준다. 마감까지 섬세하다. 소화전의 겉은 나무로 감싸되 빨간 표식은 강조해 우아하게 눈에 띄는 방식을 택했다. 하이테크 건축의 대가 노먼 포스터의 최근 작들이 대부분 나무를 드러내는 마감재를 이용하거나 옥상 정원으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걸 보면 설해원의 선진적인 건축 시각을 엿볼 수 있다.

20명이 방문해도 넉넉한 191평의 초대형 별장 설해별담 C타입.

온천수가 공급되는 노천탕은 가수 적재의 ‘별보러 가자’를 떠올리게 했다. 별자리를 이부자리 삼아 밤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작은 사치가 그곳에 있었다. 그 옆의 온천 수영장은 가족들도 많이 찾는 곳. 기자가 방문했을때는 대여섯살 아이들이 “여기 너무 좋다”며 돌고래 환호성을 냈다. 꺄르르 하며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의 미소가 자연이 준 선물이며 현대인들이 잊고 살던 또 하나의 사치였다.

◇설해별담과 설해수림…설해원 유니버스는 계속된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건축가의 시각은 설해원을 이끄는 권기연 부회장의 철학과도 맞닿아있다. 설해원의 골프 코스를 설계할 때도 지형을 최대한 살리는 디자이너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했다. 이는 오는 9월 착공해 내년 1월 완공하는 설해별담과 올해 12월 1일 착공 예정인 설해수림으로 확장한다.

설해별담은 기존 조호건축과 국내 최고의 종합건축설계회사로 꼽히는 간삼건축, Y그룹이 포함됐다. ‘보면 믿을 수 있다’는 건 설해원을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설해별담과 설해수림이 어떤 모습을 지닐 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기존 고급스러운 구조와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한마디로 ‘믿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살롱에서 자연까지, 노천에서 하늘까지 막힘없는 공간인 설해별담 G타입.

설해별담(雪海別譚)은 단독 주택단지로, 대청봉과 동해바다까지의 특별한(別) 조망권을 담고, 크고 편안한(譚) 휴식을 담았다고 한다. 100만평 대단지인 설해원에서 몇해전부터 각종 허가를 따내며 준비한 70필지 중 가장 조망권이 탁월한 20여 필지에 올라가는 단지라고 한다.

부지에서 바라보면 속초 외옹치항 옆으로 산이 보이는데 그곳이 해발 908미터의 건봉산(乾鳳山). 50km떨어진 태백산맥 능선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바로 앞에는 설해원 더레전드코스가 보인다. 레전드 코스는 지난해 말 완공된 최신 코스로 전홀 페어웨이에 그린용 고급 잔디인 벤트 그래스를 심었다. 관리비를 따지면 상업적인 계산으로는 나올 수 없는 포석이다. ‘격이 다른’을 표방하는 듯 보인다. 레전드 코스는 2019년 박세리, 안니카 소렌스탐, 줄리 잉크스터, 로레나 오초아 등이 참가한 이벤트 경기 ‘설해원 레전드 매치’에서 착안한 코스 명칭. 말 그대로 골프 코스계의 ‘레전드’로 남고 싶은 바람이 엿보인다. 레전드 코스의 고급 식재에서 고개를 돌리면 동해 바다도 보인다고 한다. 동해 바다는 이미 마운틴 스테이에서 마주한 적 있다. 산등성이에 있는 35객실의 마운틴 스테이의 둘레길에선 저너머 동해와 함께 경비행기가 뜨고 지는 풍경도 볼 수 있다.

자연이 방문하는 온실다이닝, 3대가 방문해도 넉넉한 알파 룸도 갖춘 설해별담 Y타입.

설해별담은 마운틴 스테이 같은 복층 구조. 복층의 경우 위는 보통 침실로 정하긴 하지만 두 가족이 있어도 동선이 구분되는 장점이 있다.

5가지 타입으로 2가지 타입은 중목(重木)구조다. 구조적으로 단단해 안정적이면서도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2가지 중목 타입은 박공지붕과 야외수영장, 포켓소파 등으로 구성된 타입, 20명이 방문해도 넉넉한 공간과 회의실, 알파룸, 대형풀과 소형풀로 구성된 195평의 저택 타입 등으로 나뉘며, 나머지 타입도 각기 12.4미터의 테라스와 4개의 방으로 구성된 타입, 친환경 공법과 ‘별보이는 노천탕’으로 특화된 타입, 자연을 담은 온실을 컨셉으로 한 타입 등으로 구성됐다.

설해수림(雪海水林)은 설해원 유니버스의 미래형이다.

오는 2024년 10월 완공 예정으로 총 4만평의 대지에 74채만 짓는 곳이다. 아파트 3500세대 혹은 월드컵 경기장 18개가 들어설 규모에 단 74채만 들어서는 것이다. 나머지 3만평은 소나무 숲으로 자연을 그대로 느끼게 하자는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설해원 관계자는 “이곳을 개발하면 수십 배의 객실을 만들 수 있겠지만 개발해 얻는 이익보다 산책로를 걸으며 마음껏 숨쉬는 게 고객과 자연 모두에게 훨씬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대 380평의 펜트하우스부터 최소 104평의 온천빌라까지 17개 타입으로 설계될 예정. 무엇보다 온천수가 모든 객실에 공급되는 것도 특징이다. 설해원 관계자는 “19억 년 전의 지각변동을 간직한 편마암과 2억 3천만년 전 마그마 활동으로 형성된 화강암으로 형성된 심부 지층에 빗물이 스며들어 지온으로 덥혀지고 장구한 세월을 통해 수질을 진화시킨 설해온천수를 객실 욕조에서 풀장처럼 즐길 수 있고, 온천 수영장객실도 20개 이상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