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을 가로지르는 이순신대교 야경. 전남 여수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총길이 2260m 이순신대교는 2013년 개통했다. 해양관광용은 물론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 등 광양국가산단을 잇는 산업도로 기능도 하고 있다./광양시 제공

전남 광양시는 ‘철강’과 ‘물류’가 핵심 성장 동력이다. 항만이 성장의 토대였다. 1987년 광양제철소가 가동하면서 광양은 ‘기업도시’로 변모했다. 기업도시는 ‘수소도시’로 진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가 조성하는 수소도시로 선정됐기 때문.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9일 광양을 포함해 경북 포항 등 7개 도시에서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광양 등 6곳에 4년간 400억원을 투입한다. 앞서 국토부는 2019년 울산, 전주·완주 등을 수소도시 시범도시로 선정하고 수소산업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수소도시는 도시 내 수소의 생산·저장·이송·활용 등의 수소 생태계가 구축돼 주거와 교통 분야 등에서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시민 모두가 이를 체감하는 건강하고 깨끗한 도시다.

◇'수소도시’로 진화하는 ‘철강도시’

주순선 광양시 부시장은 28일 “광양시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수소가 있어 수소 공급 여건이 우수한 지역”이라며 “지역 내 기업과 협력해 수소전용 항만터미널을 구축하는 등 수소경제 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광양은 철강과 항만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광양시는 이제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디지털 경제 시대)에 맞춰 수소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재충전해 사용하는 배터리인 ‘이차전지’ 분야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수소도시 조성사업 선정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2021년 10월 광양 시민의 날을 맞아 ‘2050 수소경제 비전 선포식’을 통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시민 앞에 선언했다. 지난해 4월에는 ‘광양시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광양시 수소산업 유치·육성에 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시민과 기업체 관계자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양시 수소산업 육성 포럼’을 열었다.

광양시는 올해부터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주거 분야는 광양읍에 들어서는 청년 행복주택과 성황동 다목적 스포츠센터(수영장)에 수소연료전지 설비를 구축해 전기와 온수를 생산 공급하는 내용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시내버스, 출퇴근 버스, 청소차 등을 연차적으로 수소차로 전환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수소 인프라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수소충전소와 연료전지 발전소와 광양항에 공급하기 위해 19km 수소 배관을 매설해 구축한다. 수소도시 조성사업 내 수소의 생산·저장·이송·활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통합운영센터, 시민에게 수소에너지를 체험하고 안전성에 대해 홍보할 홍보센터를 구축한다. 지역 특화사업으로는 항만 내 야드 트랙터와 항만 내 감시 기능을 하게 될 드론을 수소연료전지로 전환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전남 광양시 구봉산에서 굽어본 광양시와 광양만 야경./광양시 제공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추진 … 정인화 시장 “복지 사각지대 없애겠다”

기업도시 광양은 전남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론된다. 실제 한 온·오프라인 종합 경제매체가 최근 전문기관에 의뢰해 ‘2023 사회안전지수’를 조사한 결과, 소득과 고용 등 경제활동 분야에서 전남 22개 시군 중 1위를 차지했다. 조사대상은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세종시, 제주시, 서귀포시를 포함한 229개 시·군·구였다. 광양시는 전남과 전북에서 유일하게 사회안전지수 전체 순위 30위권 내에 진입했다. 경제활동(59.51점·20위)과 주거환경 분야(60.07점·34위)에서 전국 상위권에 들어가며 종합점수 56.43점을 받아 29위를 차지했다. 고용 영역의 경우 76.39점으로 ‘강남3구’보다도 높았다.

광양시는 ‘살기 좋은 광양’을 만들기 위해 태아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모두가 들어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싶다”며 “세대별 맞춤형 복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태아의 건강검진에서부터 노년의 치매예방과 치료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복지·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 ‘사각지대와 눈물 없는 지역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양시는 1981년 충남 아산만을 제치고 포항제철(포스코) 제2 제철소 장소로 확정되면서 발전 기틀을 마련했다. 1983년 착공한 광양제철소는 1987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김 양식 위주 어촌이던 광양은 공업화와 도시화가 빨라졌다. 광양은 이미 ‘철의 도시’ ‘기업 도시’로 불린다. 광양제철소 배후 도시인 광영동과 중마동 일대에는 대규모 아파트와 상업 단지가 들어섰다. 금호도 갯벌을 매립해 만든 광양제철소는 연간 조강(쇳물) 생산량은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이다. 면적은 20.9㎢로 포항제철소의 1.7배에 이른다. 세계 경기 침체에도 광양 경제에 미치는 제철소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광양 인구의 3명 중 1명이 제철소를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다. 광양항도 지역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