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돌파구가 대학에 요구되는 시기다. 한양대 ERICA(Education Research Industry Cluster at Ansan)는 산학연 협력을 발판으로, 지역과 산업의 첨단화를 가속하면서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979년 한양대 반월캠퍼스로 시작, 안산캠퍼스를 거쳐 ERICA로 변화하며 국내의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재권 로봇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로봇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ERICA는 지능형 로봇 혁신공유대학 주관대학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한양대 ERICA 제공

◇9개 연구단과 1개 연구팀이 4단계 BK21에 선정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4단계 BK21(두뇌한국 21)에서 한양대 ERICA는 9개 교육연구단과 1개 교육연구팀이 선정됐다. 전국 단위 사업을 기준으로 대학원 재학생 1000명당 교육연구단 수에서 1위다. 4단계 BK21은 해마다 석·박사급 연구 인력 1만9000명 양성을 목표로, 선정된 교육연구단과 교육연구팀에 7년간 총 2조856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한양대 ERICA는 연간 지원금 90억2000만원과 함께 대학원 혁신지원비 11억3200만원을 추가 확보해 해마다 약 101억5200만원을 받게 됐다. 지난 3단계 BK21 사업 대비 240%나 증가한 규모다. 한양대 ERICA 관계자는 “4단계 BK21 사업 참여와 함께 대학원생 재학생 충원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85.7%에 이르는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ERICA의 매년 석·박사 배출 규모는 400명 안팎에 이른다.

정보 분석 기업 엘스비어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상위 2% 연구자 리스트에서 한양대는 89명이 선정됐고, 그 가운데 ERICA는 21명을 차지했다. 전임 교원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계 상위 2% 연구자는 분야별 세계 수준의 연구 경쟁력과 영향력을 갖추고, 앞으로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연구자로 대학의 연구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동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 상위 2% 연구자로 이름을 올린 국내 연구자는 총 1881명이다.

한양대 ERICA는 국내 주요 20위권 대학 교원당 연구비에서 전체 7위를 기록했다. 의대 미설치 종합대학 중에선 2위다. 한양대 ERICA 관계자는 “2% 연구자 21명은 서울 주요 대학을 웃도는 수치”라며 “연구비 순위 또한 연구비가 연구 인프라 구축, 연구자 육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혁신파크 조감도. 7200㎡ 부지에 카카오데이터센터를 비롯해 기업 중앙연구소, 청년 창업 공간, 기업 지원 허브 건물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안산선 한양대ERICA역은 2025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한양대 ERICA 제공

◇한국형 실리콘밸리, 한양대 ERICA 캠퍼스 혁신 파크

1979년 개교한 한양대 ERICA는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한 입지 특성을 바탕으로 1999년도부터 약 33만㎡(10만여 평)의 대학 부지에 국내 대학 최초로 기업 및 국책 연구기관을 입주시키며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상호 협력하는 ‘산·학·연 협력생태계 학연산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이러한 인프라와 산학협력 역량을 바탕으로 2019년 8월, 캠퍼스 혁신 파크 선도 사업에 선정된 ERICA는 교내 부지(18만4130㎡·5만6000평)에 도시첨단산업단지인 캠퍼스 혁신 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2020년 10월에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된 캠퍼스 혁신 파크 1단계 부지(7만8579㎡)에는 기업입주시설인 산학연혁신 허브가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며,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용할 수 있는 하이퍼 스케일 카카오 데이터센터와 산학협력시설이 올 9월 완공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 기업인 인테그리스의 연구소도 입주한다. 2024년에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추가 지정될 예정인 2단계 부지(10만5551㎡)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중심의 혁신클러스터로 조성될 계획이다. 현재 2단계 부지에 있는 신안산선 한양대 ERICA 역의 캠퍼스 전용 출구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2025년 신안산선 공사가 완료되면 여의도까지 20~30분대에 도달이 가능해지면서 대학 및 캠퍼스 혁신 파크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대 ERICA 관계자는 “현재 안산시가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개발계획에 캠퍼스 혁신 파크와 한양대 ERICA 산학협력 부지가 포함돼 있다”며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명실상부한 산학협력 혁신 생태계와 지역 성장의 거점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ERICA 교내에 있는 국내 최고 수준 대형 수중음향수조실험실에서 최지웅 해양융합공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하고 있다./한양대 ERICA 제공

지능형 로봇 분야 신기술 이끌어

2021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에서 ERICA 연합체(한양대 ERICA·광운대·부경대·상명대·영진전문대·조선대·한국공대)는 지능형 로봇 분야에 최종 선정됐다. 첨단 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신규 과제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공유·개방·협력을 토대로 여러 대학에 흩어진 첨단 분야 교육 자원을 공동 활용하며 지자체·산업체·연구기관·학회·민간기관 등이 참여해 인재 양성 협력 체계를 구축, 13개 첨단 분야에서 핵심 인재 10만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RICA는 국내 지능형 로봇 분야 신기술을 이끄는 컨소시엄 주관 대학으로 각 대학과 지역 산업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산업체 전문가의 교육과정 및 교과목 개발 참여를 통해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 반영을 위한 해외 대학 및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선다. 특히 수준별, 모듈형 표준 교육과정을 구성해 교육을 혁신하고 문제해결형, 디지털 기반, 설계 중심 교육을 지향하며 공유교육플랫폼과 공유교육지원센터 구축, 마이크로디그리·복수학위제·전공선택제 등 다양한 유연학사제도를 도입해 원하는 학생 누구에게나 지능형로봇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한양대 ERICA 관계자는 “지능형 로봇 분야의 표준 교육모델을 제공하는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지능형 로봇 실용 연구의 메카로 ERICA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