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치매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약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다. 고령사회를 맞이한 우리나라에서 치매가 중요한 사회문제가 된 이유다. 9월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대표적 치매 유형인 알츠하이머병과 진단법에 대해 알아본다.

/클립아트코리아

◇천천히 진행해도 결국 뇌 기능 손상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β-amyloid)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축적되고 신경 다발의 미세소관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변성되면서 발생한다. 건망증 등 가벼운 인지장애로 시작하지만 결국 여러 기능이 떨어져 환자의 존엄성과 독립성을 잃게 하는 진행성 뇌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흔한 치매 유형이다. 이 병은 진행할수록 기억장애뿐 아니라 인지장애, 실현기능장애, 성격 변화 및 행동장애가 순차적으로 또는 동시에 발생한다. 치매가 환자 자신은 물론, 주변인까지 괴롭게 만드는 이유다.

◇초기 발견하면 치료 효과 극대화

다행히 알츠하이머병은 조기에 발견해 관리할수록 뇌 기능의 퇴화를 지연,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증상 호전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조기 선별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치매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MCI)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과도기적 단계로, 일상적인 생활이나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다. ‘치매고위험군’ 이라고도 부른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손상 유무에 따라 기억상실형과 비기억상실형으로 분류하는데, 기억상실형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커 차별화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밀로이드 PET 등 정밀 검사로 조기 발견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등 알츠하이머병 진행이 걱정될 때는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뇌 영상을 찍는 것이다. 대표적인 검사로는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이 있다. PET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포지단백질 E(Apolipoprotein E, APOE) 유전자형 검사도 도움이 된다. APOE 유전자는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인자로 ε2, ε3, ε4의 3개의 대립유전자가 있다. 유전형이 ε3/ε4인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가 다른 유전자 형에 비해 4배, ε4/ε4인 경우 14배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

김희진 교수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지기능 감소와 증상이 유사해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 검사를 받아 보기를 권한다”며 “진단 후에는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 현재의 좋은 상태를 오래 유지해야 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 혜택도 최대한 받을 수 있다”이라고 했다.

한편, 아밀로이드 PET 검사와 아포지단백질 E 유전자형 검사는 인지장애 환자나 인지장애가 의심되는 누구나 받을 수 있다. 다만,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현재 보험 급여 등재를 목표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아포지단백질 E 유전자형 검사는 알츠하이머병이 임상적으로 의심이 되고, 해당 검사가 치료방법 결정에 필요할 경우 보험 급여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