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풋살연맹 스포츠클럽을 방문한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지난해 7월 취임한 신 교육감은 “인구 소멸의 해법은 교육에 있다”며 농촌유학과 특성화고 개편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155만806명→152만9500명’ 7년 새 강원도 인구는 2만1306명이 줄었다. 2만 1315명의 강원 양구군 인구와 맞먹는 수치다. 감사원이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117년 강원도 인구는 48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10일 “교육을 통한 인구 정책”을 강조했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이유로 강원도를 떠나는 학생들의 유출을 막고 특별한 교육으로 외지 학생들의 강원도 유입을 이끌어 내면 자연스럽게 인구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신용선

신 교육감은 취임 후 농촌유학과 특성화고 개편 등의 사업을 추진, 지역 소멸을 막을 해법을 제시했다. 또 지역 발전 및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을 매개로 한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 지역 교육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신 교육감은 “지난 2019년 재학생이 9명에 불과했던 양양 현북초교의 경우 자연을 찾아 다른 지역 학생들이 전학을 오면서 올해 55명까지 재학생이 늘었다. 영월 신천초교도 2년 새 재학생이 2배가량 늘었다”면서 “지역 소멸의 해답이 교육에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항공고·산림고·국방고·세무고 등 강원형 마이스터고 확대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타 시도 학생 1000명 유치전략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특별 전형도 실시해 1000명 이상이 도내 특성화고에 진학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로 유학가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9월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였다. 농촌유학은 강원의 자연 친화적 생태 교육 환경과 특화된 교육 과정을 통해 도심 학생들의 유입과 정착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이를 통해 존폐 위기에 내몰린 작은 학교를 살리고, 인구소멸위기에 놓인 지자체의 인구 유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유학 운영학교인 홍천 삼생초교 학생들이 당나귀를 끌며 환하게 웃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마을주민과 함께 농부체험을 하고 있는 유아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위해 지난 5월 농어촌유학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엔 유학생의 생활비 지원과 생태환경교육 등 특별과정 운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7월엔 농촌유학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교육청, 영월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농촌유학은 가족체류형과 농가스테이형, 유학센터형 등 3가지 유형으로 운영된다. 가족체류형은 가족 전체 또는 일부가 이주해 학생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농가스테이형은 학교 인근 농가에서 유학 온 학생이 생활하며, 유학센터형은 학생들이 단체 활동가의 보살핌을 받으며 유학생활을 즐긴다.

올해 영월과 홍천, 춘천, 인제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5학년 학생 50명이 이곳을 찾아 유학을 즐겼다.

내년엔 농촌유학 참여학교가 춘천과 원주, 양구 등 9개 시·군 17개 학교로 확대된다. 중학교 3곳이 추가돼 다른 지역 중학생 유학도 가능해졌다. 모집 인원도 내년엔 서울지역에서 인천과 경기로 확대되며 기존 5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된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관계자는 “농촌유학의 지속성과 참가 학생들의 정주 기간을 늘리기 위해 참여 대상을 초등학생에서 중학생까지 확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관·학이 함께 만드는 ‘더 나은 교육지구’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강원도 내 18개 시·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더 나은 교육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협약을 통해 민·관·학은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 지역사회 인적 역량과 물적 자원을 통한 방과 후 활동, 진로체험, 프로젝트 활동 등을 통해 학교와 지역을 넘나들며 배우는 지역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지역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교재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자체와 학교가 협력한 돌봄모델 〈서원주마을〉
양양 현북초교 학생들.
학교현장과 늘 소통하는 신경호 교육감 〈강릉 관동중 급식봉사 중〉

강원특별자치도교육 관계자는 “더 나은 교육지구는 학생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돌봄 모델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강원도 내 돌봄 대기자만 1278명. 학교시설과 인력만으로 돌봄 수요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학교가 공간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는 돌봄 모델을 개발했다. 지난 10월 개원한 다함께돌봄 센터 ‘서원주마을’이 대표적이다.

서원주마을은 서원주초교 내 돌봄 교실을 활용한 도내 최초 초등학교 설치 돌봄 센터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2022년 9월 원주시와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방과 후 초등 돌봄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협의를 시작, 1년여 만에 돌봄 센터 개원이란 결실을 이끌어 냈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대학연계 민간위탁 거점형 초등 돌봄 센터(가칭)’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사업 참여 대학을 공모 중이며 선정 대학은 강원도의 지원을 받아 돌봄 센터를 운영한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대학연계 민간위탁 거점형 초등 돌봄 센터가 개원하면 1778명의 돌봄 대기자 중 95% 이상이 돌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화천교육지원청·화천군 더 나은 교육지구 업무협약.
화천복합커뮤니티센터 전경.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4학년도 민간위탁 운영성과를 분석한 후 춘천과 강릉 지역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스마트 돌봄과 온종일 돌봄, 안전이 결합한 화천복합커뮤니티센터도 내년 3월 문을 연다. 화천복합커뮤니티센터는 가장 진화된 형태의 돌봄 모델로 손꼽힌다.

화천복합커뮤니티센터는 화천초교 내 1800㎡에 달하는 수영장 부지에 들어선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화천군은 센터 건립과 운영비 등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복합커뮤니센터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되며 다목적실과 대형 키즈카페, 초등 돌봄 교실, 키즈체육관, 공동 돌봄 센터, 장난감 대여소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이 사업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화천군이 새로운 협력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라면서 “아이들이 배움을 위해 더는 지역을 떠나지 않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