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는 지능형 반도체공학·인공지능학·데이터사이언스학 등 첨단학과 확대 및 신설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한다. 사진은 인공지능대학을 소개하는 재학생 모습. /이화여대 제공

유서 깊은 전통을 자랑하는 이화여자대학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화여대는 그동안 인문·사회·예체능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혁명 시대를 맞아 AI(인공지능)와 STEM 분야 ‘여성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지칭한다. STEM 분야는 다른 학문 분야보다 여성 인재 비중이 현저히 낮다. 국내 상위 10개 주요 대학 여학생 비율은 50%에 육박하지만, STEM 분야 전공 여학생은 21%에 불과한 상황이다. 과학 기술 연구자 중 여성 인력은 21.8%이고, 기계·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여성 인력은 11.9%에 그친다. 이에 이화여대가 이공계 여성 인력 불균형 해소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를 위해 과학기술계 여성 인재 육성에 앞장선다.

이화여대는 ▲지능형 반도체공학 ▲인공지능학 ▲데이터사이언스학 등 3개 첨단학과를 확대 및 신설한다. 2024년 융합전자반도체공학부에 ‘지능형 반도체공학’ 전공 신설로 이공계 여성인력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 2023년 신설된 인공지능대학은 ▲인공지능학 ▲데이터사이언스학 등 기존 2개 학과에서 ▲컴퓨터공학 ▲사이버 보안 전공을 더해 4개 학과로 확대 개편한다.

특히 ▲인공지능학 ▲데이터사이언스학 ▲지능형 반도체공학 전공 ‘상위 50% 합격자’와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는 특별육성 장학금을 지원한다. ‘상위 50% 합격자’는 4년간 등록금 전액, ‘최초 합격자 전원’은 1년간 등록금 전액을 제공받는다.

반도체 집적 공정을 통해 제작한 최신 트랜지스터의 구조 분석. /이화여대 제공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반도체 인력 양성 ‘지능형 반도체공학’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2022년 ‘향후 10년 반도체 산업 인력 전망’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인력은 현재 약 17만7000명에서 10년 후 약 30만4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석·박사 인력의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반도체 시장은 ‘초급 실무인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양질의 고급 인력 육성이 절실하다. 이화여대는 지능형 반도체공학과 신설로 여성 공학 인재 양성 선도에 나선다.

최근 반도체 산업에 AI·바이오메디컬 등 ‘특정 응용 분야’ 맞춤형 기술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에 AI 알고리즘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지능형 반도체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지능형 반도체공학은 ‘반도체 분야’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는 2022년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반도체 전공 트랙 사업에 선정됐다. 반도체 전공 트랙 사업은 ‘도메인 특화 반도체 설계 여성 인력양성’이라는 목표로 3년간 21억원을 지원받는다. 2023년에도 차세대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소자) 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27억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자율성 높은 AI 핵심 기술을 연구한다.

◇AI 특화 교육으로 실전 연계가 가능한 ‘인공지능학’

인공지능학과는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에 발맞춰 신설됐다. 교육 방식에 ▲플립러닝 ▲기업 연계 교육 ▲AI 기술을 적용해 대학 교육 학습 플랫폼의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한다. 교과 과정도 기본기와 전공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AI에 특화해 설계됐다. ▲멀티모달(Multi-Modal) 데이터 ▲로봇공학 등 AI 전공 교과목으로 수학·공학적 지식과 프로그래밍 능력을 기른다. 이밖에 ▲산학연계 수업 ▲창의 프로젝트 ▲리빙랩·인턴십 등 실전형 교육 체계도 구축했다. AI 관련 산업체 재직자 특강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 진로 및 취업 코칭도 제공한다.

2023년 신설된 인공지능대학에서는 AI 분야 실전 연계형 인재와 데이터 분석 분야 핵심 인재를 양성한다. 사진은 인공지능대학 민동보 교수 수업. /이화여대 제공

◇데이터 분석 분야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데이터사이언스학’

최근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 산업 분야에 데이터 분석 능력과 통계 지식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 데이터 분석 ▲시장 트렌드 및 소비자 분석 ▲IT 컨설팅 및 솔루션 등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영역 또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데이터사이언스학과는 ▲빅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머신러닝 엔지니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 개발자를 육성한다. 스마트팩토리·지능형 헬스케어·ICT·금융·마케팅·언론·서비스 분석·교육·데이터 거버넌스 등 데이터사이언스가 있어야 하는 모든 영역에 취업할 수 있다. ▲수학적 분석 능력 ▲컴퓨팅 기술 능력 ▲도메인 활용 능력 등 데이터 분석가가 갖춰야 할 역량을 기르기 위해 교과과정이 융복합적으로 구성됐다. 또 통계학·컴퓨터공학·경영학 등 다양한 전공들도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이론을 제공한다.

한편, 이화여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2년 ‘인공지능 융합혁신 인재 양성 사업’에 선정돼 향후 4년간 총 50여억원을 지원받는다. AI 융합대학원 지원을 통해 인공지능 융합 분야 석·박사급 실무형 고급인재 육성과 연구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