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 달빛철도가 개통하면 대구와 광주는 1시간대 생활권으로 가까워진다. 대구시의 목표대로 1년 앞당겨지면 2029년부터 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 달빛철도를 따라 영호남 간의 교류가 늘어나면 영남과 호남 화합과 상생의 철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달빛철도가 지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난 2월 광주에서 ‘영호남 상생과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남부 거대 경제권 조성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여기에 달빛철도와 대구경북(TK)신공항 철도(신공항철도)가 연결되고,신공항 철도가 경북 안동까지 확장되면 광주, 전남, 전북, 경남, 대구, 경북, 충북지역 시도 민들이 하나의 철길로 연결된다. 연결된 철길로 이 지역에 사는 이들은 좀 더 편하게 TK신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신공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철길을 따라 달빛첨단산업단지 등 남부거대경제권 조성도 추진 중이어서 지금보다 나은 각 지역의 경제적 미래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서화합과 남부거대경제권을 향해 달리는 달빛철도

“고속도로 개통으로 동서지역의 산업과 인정의 교류가 가속화되고, 이 지역은 침체의 뒤안길을 벗어나 활기찬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밝은 터전으로 부각됐다”

이는 1984년 대구와 광주를 잇는 88올림픽 고속도로 개통에 맞춰 당시 김성배 건설부장관이 한 말이다. 1984년부터 이루려 했던 동서화합과 경제발전 등은 40년이 지난 현재까지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하면서 이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총연장 198.8㎞의 달빛철도는 대구(서대구), 경북(고령), 경남(합천·거창·함양), 전북(장수·남원·순창), 전남(담양), 광주(송정) 등 6개 광역 지자체와 10개 기초 지자체를 지난다. 지나는 지자체마다 정거장(10개)이 들어서 각 지역마다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애초 2030년 개통예정이었지만, 대구시는 TK신공항 개항에 맞춰 달빛철도를 1년 앞당긴 2029년에 조기 개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경제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면 이런 지적은 힘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 2022년10월 발행한 ‘철도 투자의 사회적 가치 추정과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경제성 위주의 평가로 비수도권에 대한 철도투자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만큼 기존 경제성 평가 외에도 없던 철도가 새롭게 개통되면서 줄어든 통행 시간으로 생기는 외부효과에 따른 잠재적 생산 기여도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GTX-A 개통식 기념사를 통해 철도가 가지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GTX 수서-동탄 구간 개통으로 광역 버스로 80분 넘게 걸리던 수서와 동탄 사이를 20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됐다. 교통연구원의 연구로는 줄어드는 출퇴근 시간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 1시간은 월 114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추계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되찾은 가족과의 시간과 또 일과 삶의 균형은 이러한 경제적 가치 이상의 소중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GTX가 도시 간 거리를 단축하고, 사람과 도시의 교류를 확대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 간 경제적, 사회적 격차도 해소될 것이고, GTX가 닿는 곳마다 기업이 들어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 많은 우수 인재가 더 지역에 유입되고, 새로운 투자도 늘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달빛철도도 GTX 수서-동탄 구간 개통으로 생겨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광주에서 안동까지 철길로 이어져

달빛철도는 대구에서 TK신공항을 거쳐 의성을 잇는 신공항철도와 연결되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광주 송정에서 출발해 대구(서대구)까지 이어지는 달빛철도, 대구에서 대구경북신공항을 거쳐 경북 의성까지 연결되는 대구경북신공항철도, 그리고 의성에서 안동까지 연결을 추진 중인 중앙선 노선도. 대구시는 대구경북신공항 철도를 경북 안동(중앙선)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중앙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공항철도 사업은 지난 2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신공항철도는 대구~TK신공항~의성으로 이어지는 광역급행철도로, 총 사업비 2조6485억 원(예타신청기준)이 투입된다. 신공항 핵심 접근철도망으로 경부선과 중앙선을 연결하는 중요 철도망 건설 사업이다. 신공항철도는 최고속도 시속 180㎞의 광역급행철도(GTX)급 차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개통되면 대구에서 TK신공항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해진다.

한발 더 나아가 대구시는 신공항철도를 안동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복선화 작업을 추진 중인 중앙선과 신공항 철도를 연계하겠다는 것. 이렇게 되면 안동에서도 약 20분 이내에 TK신공항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신공항철도와 중앙선 연계가 북쪽으로 더 확장되면 경북 북부와 충북 지역의 여객과 물류까지 TK 신공항으로 유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이곳 주민들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제공항 하나를 더 가지게 되는 셈이다.

◇남부권 거대경제 공동체로 우뚝

이렇게 달빛철도, 신공항철도, 중앙선 등 여러 철길이 연결되면서 대구·경북과 광주, 전남, 전북, 경남까지 여러 지방 대도시권을 묶어주는 거대 남부경제권 구축 및 지역경제 발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철길이 지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하나의 거대 경제공동체 형성에 뜻을 모았다.

지난 2월 대구와 광주를 포함한 달빛철도 경유 지역인 담양군, 순창군, 남원시, 장수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고령군 등 모두 10개 자치단체는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영호남의 상생과 균형발전을 위해 남부거대경제권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이들은 달빛철도가 남부경제권의 기반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조속한 건설에 협력하고, 달빛철도를 중심으로 달빛 첨단산업단지와 국가 AI·디지털 혁신지구 구축 등 신산업 벨트 조성을 통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대구-광주 하계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유치 등을 통한 스포츠 관광산업 활성화 및 대국민 화합에 이바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더불어 수도권과 차별화된 경제협력 프로젝트,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 및 국토 균형발전에 필요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공동 발굴해 새로운 지방시대의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대구시와 광주시의 기획조정실장 등이 전북 남원에 모여 달빛 첨단산업단지 조성, 지방소멸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공동교육과정 운영과 유학생 서포터즈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