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인데 벌써 한여름이다. 7~8월의 따가운 햇볕이 두렵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피부뿐만 아니라 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장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백내장은 햇볕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자외선이 수정체에 닿아 백내장 진행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내장은 눈 노화와 관련한 대표 질환이다. 백내장이 발생하면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굳어져 시야가 뿌옇고 흐려진다. 백내장은 수술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수술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감염 등 부작용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은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안과 수술 기법과 의학 장비의 발달로 여름에도 안전한 백내장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김균형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은 대학교수로서 ‘오랜 경험과 검증된 실력’을 갖춰 백내장 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현재는 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와 한국건성안학회 상임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센트럴서울안과 제공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을 만나 무더운 여름철 백내장 환자들의 눈 건강에 대해 들어봤다. 센트럴서울안과는 최첨단 장비들로 다양한 안과 질환을 진료한다. 눈 건강 정보를 전달하는 ‘닥터스TV’와 녹내장 질환 중심의 ‘녹내장TV’ 등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이중 김 원장이 출연한 ‘백내장 수술을 권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은 39만 회 이상 시청했다.

―백내장은 어떤 질환인가요?

“백내장은 노안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안이 오면서 백내장이 발생합니다. 수정체 탄력이 떨어져 초점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게 노안이고, 딱딱해져 시야가 뿌예지는 게 백내장입니다. 안약이나 영양제를 먹기도 하지만 효과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백내장은 결국 수술로 치료해야 합니다. 수술하면 완치할 수 있습니다. 또 인공수정체를 눈 안에 넣으면서 시력 교정 효과까지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백내장 수술 시 어떤 인공수정체를 선택해야 할까요?

“백내장 수술은 ‘어떤 인공수정체를 넣을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삼성전자 갤럭시·애플 아이폰 등 다양한 모델이 있는 것처럼 인공수정체 종류도 많습니다. 최근 많이 쓰이는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는 초점이 끊어지지 않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빛 번짐이나 침침함 같은 부작용도 없습니다. 또 자외선뿐만 아니라 블루라이트까지 차단해 여름철 강한 햇볕 아래서도 눈의 피로와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 여름철에 백내장 수술을 받아도 괜찮나요?

“백내장 수술에 계절은 상관없습니다. 수술하고 난 뒤 관리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손으로 눈을 만지거나 비비는 행위는 절대 금물입니다. 물리적 손상을 줄 수 있고, 균도 옮겨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자외선 차단도 신경 써야 합니다. 선글라스 착용을 권장하고, 운동이나 등산 등 야외 활동은 당분간 자제해야 합니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는 눈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됩니다. 그래서 덜 씻을 수 있도록 땀을 주의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샤워하다 물로 인한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빈번한 합병증으로는 안구건조증이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 전 반드시 검사해서 안구 건조 증상이 있다면 먼저 치료받아야 합니다.”

―백내장 수술 후 어떤 부작용을 가장 조심해야 할까요?

“백내장 부작용 가운데 제일 위험한 것이 ‘안내염’입니다. 눈 안에 세균이 들어가 곪는 질환입니다. 염증으로 눈 안에 고름이 차기도 합니다. 시력이 떨어지고, 심각할 경우 실명하기도 합니다. 교과서상으로는 2000명 중 1명꼴로 생긴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전한 병원을 택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지금도 일주일에 평균 20명씩 백내장 수술을 합니다. 1년에 대략 1000명 수술한다고 하면 지금까지 2만 명가량 집도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안내염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병원 시스템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 재료나 기구 등 소독설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면 부작용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렇다면 백내장 수술 병원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당연한 말이겠지만 믿을만한 의료진을 만나야 합니다. 저는 환자가 백내장 수술을 하겠다고 병원에 오면 가장 먼저 질환 진행 정도를 알려줍니다. 초기일 경우 당장 수술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백내장은 진행이 빠르지 않아 환자 시간에 맞춰 수술하면 됩니다. 병원을 선택할 때는 주의 사항을 환자들에게 얼마나 잘 숙지시키는 병원이냐도 따져봐야 합니다.”

―백내장은 자각이 쉽지 않다는데, 안과 검진을 받으면 빨리 발견할 수 있을까요?

“백내장은 40대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습니다. 눈에 큰 불편함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씩은 검진받기를 권합니다. 특히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인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은 증상이 없습니다. 불편해서 병원을 찾으면 이미 80~90% 진행이 된 상태입니다. 백내장은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녹내장은 완치되기 어렵습니다. 현재 수준에서 더 악화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름철 눈 건강을 위해 조언해 주신다면?

“어제도 오늘도 눈이 가렵다고 찾아온 환자들이 있었습니다. 봄에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듯이 여름에도 습도나 에어컨 등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눈이 가렵고 붓는다고 절대 비벼서는 안 됩니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으면 확실히 좋아집니다. 또 눈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위생입니다. 여름은 따뜻하고 습해서 바이러스가 살기 좋은 계절입니다. 외출하고 난 뒤 알코올 소독제를 사용하거나 비누로 먼지와 세균을 잘 씻어내야 합니다. 또 손을 씻고 나서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합니다.”